투자전문매체 배런스는 19일(현지시간) 밀레이 당선인의 승리가 확정된 직후 “밀레이 당선인은 인플레이션으로 경제가 불구가 됐고 현금이 부족하며 채권자와 국제사회로부터 동정이 추락한 나라를 물려받았다”면서 “승리를 만끽할 시간이 없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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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윌슨센터의 벤자민 게단 아르헨티아 프로젝트 책임자는 “아르헨티아 대통령이 되는 것은 세계 정계에서 가장 나쁜 직업 중 하나를 갖는 것”이라며 “문제들이 너무 깊고 복잡하고 서로 얽혀있어서 쉽게 풀 수 없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지난달 아르헨티나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8.3% 상승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42.7% 폭등했다. 32년 만에 가장 높다. 게다가 외환보유액이 바닥 난 상황에서 국제통화기금(IMF)에 갚아야 할 빚이 430억달러에 달한다. 이에 밀레이 당선인은 미국 달러화 도입, 중앙은행 폐쇄 등을 파격적으로 내걸었지만 생각대로 사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게 배런스의 분석이다.
배런스가 지적한 딜레마는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밀레이 당선인의 정치 기반이 매우 취약하다는 점이다. 입법 단계부터 난관에 봉착할 것이라는 의미다. 밀레이 당선인이 속한 자유전진당은 상원에서 72석 중 7석, 하원 257석 중 38석을 각각 차지하고 있는 소수당이다. 토르쿠아토 디 텔라 대학교의 카를로스 제르바소니 분석가는 “밀레이 당선인이 가진 입법권은 미미하다”며 “국가의 통화를 바꿀 법안을 처리할 방법이 없다”고 전했다.
밀레이 당선인이 공식 취임하는 다음달 10일까지 경제 불안정이 최고조에 달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현재 아르헨티나 정부는 달러·페소 환율을 달러당 350페소로 고정해 놓았다. 그러나 비공식 환율 정보 사이트 블루달러닷넷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달러·페소 환율은 줄곧 1100페소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정부 방침보다 페소화 가치가 훨씬 더 낮았던 셈이다. 그런데 시장이 달러화 도입을 염두에 두고 움직일 경우 페소화 가치가 추가 하락하는 식으로 불확실성이 극에 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의 니콜라스 살디아스 수석분석가는 “투자자들이 (달러화 도입이 임박했다고 생각한다면) 페소화 폭락을 초래해 패닉에 빠질 수 있다”며 “(달러·페소 환율이 추가 폭등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매우 빠르게 상승할 것”이라고 했다. 배런스는 “(경제장관을 맡고 있는) 세르히오 마사(51) 후보가 페소화 평가절하를 단행해 밀레이 당선인에게 정치적 대가를 치르게 할 수 있다”고 했다.
달러화 도입이 수입 가격을 높여 빈곤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있다. 밀레이는 각종 복지 수당들도 없애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게단 책임자는 “(아르헨티나 빈공층의) 고통은 깊고 널리 퍼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