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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北무인기 상황 공유 미흡"…국방장관 "문책은 신중히 검토"

김관용 기자I 2023.01.26 16:36:07

합참, 北 무인기 사태 관련 전비태세검열 결과 발표
초기엔 '긴급상황 아니다' 판단…즉각 전파 안돼
이종섭 장관 "합참, 문책 보고했지만 추후 결론낼 것"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군 당국이 26일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 당시 상황에 대한 검열 결과를 발표했지만 잘못만 나열할 뿐 책임자 처벌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합동참모본부가 공개한 북한 무인기 관련 전비태세검열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전 10시 25분께 무인기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올 당시 해당 항적을 포착한 육군 1군단의 실무자는 이를 긴급 상황으로 판단하지 않았다. 상황을 ‘수시보고’ 대상으로 분류해 고속상황전파체계 등 신속하게 상황을 알릴 수 있는 시스템이 가동되지 않았던 것이다. 방공부대 전파망인 ‘고속지령대’로도 상황 공유가 이뤄지지 않았다.

1군단이 상급 부대인 지상작전사령부(지작사)에 유선 보고한 오전 11시 5분, 지작사가 합참에 보고한 11시 11분에도 이런 체계는 사용되지 않았다. 신속한 상황 전파가 이뤄지지 않는 사이 해당 무인기는 서울 상공으로 진입했고, 서울을 담당하는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는 약 1시간이 지난 오전 11시 27분께부터 자체적으로 이를 탐지하고 방공 작전을 실시했다.

주일석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장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 무인기의 우리 영공 침투 사태 관련 검열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1군단이 고속상황전파체계 등으로 상황을 알렸더라도 수방사는 이를 바로 알 수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1군단이 포착한 항적이 수방사로 바로 넘어가는 연계 시스템이 없었다는 뜻이다. 군은 이번 사태 이후 1군단과 수방사 간 정보 연계가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합참 관계자는 “군단 자체적으로 조치해야 할 대공감시·경계 강화, 공중전력의 긴급출동 대응준비 등은 정상적으로 이뤄졌지만, 고속상황전파체계와 고속지령대 조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현장 확인 결과, 장비상엔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북한 무인기 작전수행체계인 ‘두루미’가 즉각적으로 발령되지 않은 데 대해서도 “발령 조건에 대한 적시적 평가가 미흡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무인기 사건 당시 공군작전사령부가 두루미를 발령한 건 낮 12시쯤으로 무인기가 1군단 레이더에 최초 포착된 지 90여분이 지난 시점이었다. 이처럼 두루미 발령이 지연된 건 절차상 △전 대공초소 감시강화·KA-1 경공격기 등 비상대기전력 긴급 출격 등 조치를 우선 시행한 뒤 △공군 중앙방공통제소(MCRC)의 관제 레이더에 미상 항적이 포착됐을 때 두루미를 발령토록 하고 있기 때문이란 게 군 당국 설명이다.

합참은 이번 전비태세검열에서 실무진부터 고위직에 이르기까지 각 부대별로 ‘과오자’를 파악해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했다. 하지만 이종섭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검열 결과에 따라 신중하게 검토해서 필요한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무인기 항적을 MDL 넘기 전에 식별하고 이상 항적으로 판단한 1군단 장병에 대해 포상·격려하기 위해 대상자를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장관은 이번 북한 무인기 대응 작전의 성패에 대해 “탐지·추적한 부분은 과거와 비교했을 때 진전된 측면이 있지만 격추하지 못한 측면에서 여러 가지 차원에 문제점으로 확인된 것이 있다”면서 “추후 이것을 조기에 보완해서 앞으로 대비태세에 완성도를 높여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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