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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기차 배터리 모범규준 인증은 아직 공식적으로 법제화된 것이 없고 추가적인 인증 취득기회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 첫 인증 탈락?.. “재도전 가능”
중국 공업화신식화부는 작년 3월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을 대상으로 ‘모범규준 인증’ 정책을 도입했다. 그러나 인증을 받아도 특별한 혜택이나 자격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은 이에 대해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11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중국 정부가 인증업체 25곳의 명단을 발표하면서 국내 업체들의 인식도 바뀌기 시작했다. 향후 전기차 보조금이 인증업체를 대상으로만 지급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LG화학과 삼성SDI의 배터리를 공급받는 현지 거래처에서도 인증을 받는 것이 향후 영업과 경쟁력에 유리하다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LG화학과 삼성SDI는 지난 3월부터 인증 신청 서류를 준비해 지난달 처음으로 제출을 완료했지만 지난 20일 4차 발표 명단에서는 제외됐다.
인증 접수는 수시로 가능하며 중국 정부의 발표 시점도 미리 정해져있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게 그때 그때 이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5차 발표가 이르면 오는 8월쯤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증 탈락 원인을 파악해 서류를 보완함으로써 5차 발표 때는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LG화학과 삼성SDI의 공통된 입장이다.
◇ ‘인증=배터리 보조금?’.. 공식 법제화 안돼
이번 인증은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내용이다. 하지만 이것이 어떤 정책에 적용되고 어떤 효력을 갖는지에 대해서는 공식화된 것은 아직까지 없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인증한 업체의 배터리를 사용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이 지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말 그대로 추측일 뿐이다. 시행 예상 시기도 1년 반 뒤인 2018년 1월부터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전기차 보조금을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최대 40% 낮추고 2021년부터는 전면 폐지할 방침이다. 인증을 못받게 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의 사업 전개가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 해외 업체 차별?.. BYD도 탈락
LG화학과 삼성SDI는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배터리 생산업체인 만큼 중국 정부의 전기차 배터리 모범규준 인증을 탈락한 것에 다른 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전기차 사업을 정책적으로 육성 중인 중국 정부가 해외 업체들을 배제하기 위한 조치일 수 있다는 시각이다. 중국 최대 업체 BYD를 비롯해 중국 1~6위 업체들은 이미 인증을 모두 통과했다.
그러나 사업장 별로 심사하는 발표에서 BYD 선전공장도 인증을 받는 데 실패했고, LG화학과 삼성SDI는 각각 난징과 시안에 전기차 배터리 셀 공장을 준공한 지 이제 겨우 반년이 조금 더 지난 상황이라는 점 등을 종합하면 정치적인 측면으로 해석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업체들로서는 인증제도가 존재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며 “탈락 원인을 잘 파악해 추후 발표 때는 인증업체 명단에 포함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