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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서울 종로의 명물로 통하는 고급 퓨전 레스토랑 탑클라우드가 새 주인을 맞았다. 지난 2013년 호텔신라(008770)로부터 탑클라우드를 사들인 동아원그룹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2년만에 이를 매각했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동아원그룹은 최근 식품첨가물향료 제조업체인 서울향료㈜에 탑클라우드코퍼레이션(이하 TCC)을 영업양도 방식으로 매각했다.[☞본지 10.28일자 '유동성 위기 빠진 동아원그룹, 자산매각 속도낸다..1500억원 마련' 기사 참조] TCC는 지난 1999년부터 호텔신라(008770)가 운영해 오다 지난 2012년 ‘재벌 빵집 논란’이 일자 호텔신라가 외식사업에서 철수키로 결정하면서 동아원그룹이 지난 2013년 2월 이 회사 지분 100%를 60억6300만원에 인수했다.
이번 매각대상은 TCC 사업부문중 와인바인 `뱅가`를 제외한 △서울 종로의 랜드마크 빌딩인 종로타워 꼭대기층(33층)의 탑클라우드와 △서울 공덕오거리의 ‘탑클라우드23 △더반스테이크 △더반 카페 등 4개 사업부문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동아원그룹의 TCC 매각 작업은 서울향료에 팔리면서 마무리됐다”며 “서울향료는 영업양수 방식으로 TCC의 5개 사업부문 중 ‘뱅가’를 제외한 4개 사업부문을 사들였다”고 말했다. 매각금액은 애초 150억원 정도가 예상됐었지만 ‘뱅가’가 빠지면서 이보다는 약간 낮은 12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동아원그룹은 애초 인수가대비 2배 정도 차익을 남기게 됐다.
TCC를 인수한 서울향료는 1974년 향료판매업, 화공약품제조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돼 서울 서초구 본사와 인천 남동구의 인천제1공장, 인천제2공장, 충북 진천군의 충북공장을 소유하고 있다. 각종 식품 첨가물을 생산해 ㈜엘지생활건강 등 생활소비재 제조업체와 해태제과, 해태음료, 빙그레 등 식품제조업체에 판매하고 있으며 상시근로자수 90여명 규모의 중소 제조업체다. 일본 하세가와 향료의 총대리점을 맡고 있기도 하다. 서울향료 최대주주는 43.3%의 지분을 보유한 조병해 대표이사다. 지난해말 기준 이 회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28억원, 26억원 등으로 최근 3년간 평균 매출증가율이 10%를 웃도는 우수중소기업이다.
한편 제분업·배합사료업이라는 본업에서 벗어나 그룹 오너인 이희상 회장의 취향과 관심에 따른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지난해 부채비율이 789%에 달하는 등 유동성 위기에 빠진 동아원그룹은 올초부터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마세라티·페라리 등 슈퍼카 수입·판매사인 FMK(포르자모터스코리아)를 사돈기업 효성에 200억원에 매각한 것을 시작으로, 서울 논현동 소재 운산빌딩, 와인 복합 문화 공간 포도플라자, 유류 및 화공약품 보관·운송 업체인 당진탱크터미널, 캄보디아 사료 계열사인 코도피드밀을 차례로 매각했다. TCC와 함께 내놓은 와인 수입업체 나라셀라에 대한 매각도 막바지까지 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