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삼성그룹이 추진 중인 삼성물산(000830)과 제일모직(028260)의 합병 작업이 이번주 최대 분수령을 맞는다.
합병에 반대하는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가 제기한 가처분 소송 판결이 다음달 1일,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구인 ISS의 합병 관련 보고서 발표가 2일로 예정돼 있어 삼성과 엘리엇 양측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제일모직은 30일 전격적으로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하며 합병 정당성을 알리는 대열에 합류할 예정이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들이 이번주 줄줄이 예고돼 있다.
우선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엘리엇이 삼성물산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총회 결의 금지 및 자사주 의결권 금지 가처분 소송에 대해 다음달 1일 최종 판결을 할 계획이다. 이는 삼성과 엘리엇 모두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변수다. 주총 자체를 막아달라는 엘리엇의 요구는 수용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자사주 의결권 금지 소송의 경우도 삼성이 유리한 편이다. 국내 기업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자사주를 제3자에게 넘기는 것을 허용하는 판례가 다수 있다.
삼성 입장에서 서울중앙지법의 판결이 법적 정당성을 획득하는 과정이라면, ISS의 결정은 글로벌 시장에서 합병의 당위성을 인정받는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세계 최대의 의결권 자문기구인 ISS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된 의견을 이르면 다음달 2일 발표한다.
ISS 보고서는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합병에 대해 찬반 입장을 결정할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이에 따라 삼성과 엘리엇 양측은 ISS에 각자의 주장이 담긴 보고서를 제출하고 막판까지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다.
법원과 ISS가 삼성의 손을 들어줄 경우 엘리엇은 합병에 반대할 명분을 잃게 된다. 향후 합병 무효 소송 등을 제기하더라도 시장의 호응을 얻기는 어려워진다. 반면 엘리엇이 부분적으로라도 자신들에게 유리한 결론을 이끌어낸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삼성은 엘리엇을 비롯한 외국인 투자자들을 달래기 위해 더 많은 부분을 양보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한 재계 인사는 “이번주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여부를 좌우할 중요한 고비가 될 것”이라며 “현재 판세로는 삼성이 유리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제일모직도 합병 성사를 위한 지원사격에 나섰다. 30일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IR을 개최하고 합병 이후 사업별 시너지 창출 효과와 기업가치 제고 전략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제일모직이 자사주 매입이나 중간배당 실시 등 주주친화 정책을 깜짝 공개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번 IR에는 제일모직 대표이사인 김봉영 사장과 윤주화 사장이 직접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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