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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충청권을 비롯해 각 권역별 거점 국립대병원이 만성적인 의료진 부족으로 심각한 의료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충남대병원 등 충청권 국립대병원 의사와 간호사 2명 중 1명은 입사 후 2년 안에 퇴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과 경기 등에 대형병원 건립이 늘면서 의료진들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가속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동용 의원(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이 전국 국립대병원에서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립대병원 의사 중 2년 내 퇴사한 비율은 2020년 64.8%, 지난해 62.6%, 올해 9월까지 58.7%로 집계됐다. 충청권을 보면 충북대병원은 2020년 52.9%, 2021년 38.2%, 올해 9월까지 42.9%로 나타났다. 충남대병원은 2020년 52.9%, 2021년 43.6%, 올해 9월까지 36.8%로 집계됐다. 이 중 세종충남대병원은 최근 3년간 입사한 24명 중 23명이 2년 내 그만두면서 퇴사율이 95.83%에 달했다.
간호사의 경우 의사의 퇴사율을 상회했다. 2년 내 퇴사한 간호사 비율을 보면 충북대병원이 2020년 54.3%, 지난해 67.2%, 올해 9월까지 60.9%를 기록했다. 충남대병원도 2020년 67.6%에서 지난해 45.9%, 올해 9월까지 57.3%였다. 세종충남대병원은 2020년 91.7%, 지난해 82.4%, 올해 9월까지 77.1%로 높은 퇴사율을 보였다. 지방의료원 역시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전남 목포)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18년부터 지난 9월까지 5년간 충북 지방의료원 평균 결원율은 14.20%, 충남은 10.80%였다. 시·군별 결원율을 보면 충주의료원이 20%로 가장 높았고, 서산의료원과 홍성의료원이 각각 13%, 12.2%로 뒤를 이었다. 청주의료원은 10.6%, 천안의료원과 공주의료원은 각각 8.7%, 8.2%를 기록했다.
의료진을 구하지 못하면서 운영하지 못하는 진료과들도 늘고 있다. 충청권 지방의료원 6곳은 의사를 구하지 못해 흉부외과와 산부인과, 피부과 등의 운영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이다. 이에 대해 의료 관련 전문가들은 “지역 병원에서 인력난이 심화된 것은 수도권 대형병원들의 병상 수 확대와 분원 설립 등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지역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병원에서 수료 과정을 거쳐 어느정도 능숙한 의료인으로 육성해 놓으면 수도권 대병병원이 속속 빼 가고 있다”며 “수도권 대형병원에 대한 규제와 함께 지역에서 근무하는 의료진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 정책적 뒷받침이 이뤄지지 않으면 지역 의료공백이 심각한 상황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한 국립대병원 관계자도 “퇴사자가 발생하면 남아 있는 인력이 업무를 받아 처리하면서 부담이 가중되고 그로 인해 다시 퇴사자가 발생하는 악순환이 반복돼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며 “의료진에 대한 교육과 처우개선 등 여러가지 대책을 수립 중이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수도권 병상수 확대와 분원 설립을 규제하는 방안을 정부와 정치권 차원에서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