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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 기자실에서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공직생활 37년 동안 쌓은 경험과 지식을 활용해 한국 경제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을 찾으려고 한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2018년 12월 11일 취임해 문재인 정부 2기 경제팀 사령탐을 맡은 홍 부총리는 1246일, 약 3년 5개월의 임기를 채우고 오는 9일 퇴임하게 된다. 이는 역대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중 최장수 기록이다.
홍 부총리는 이날 간담회에서 3년 반 동안의 소회에 대해 “장거리 마라톤 경기를 뛴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경기 침체와 코로나19 위기, 그 이외 경제 현안 때문에 하루하루를 보면 100m 달리기를 하는 식으로 긴장감 속에 절박한 심정으로 정책을 펼쳤다”고 비유했다.
홍 부총리는 취임 후 경기침체와 코로나19에 이어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여러 경제 현안과 맞닥뜨렸다. 홍 부총리는 “임기 3년 반 중 2년 반은 코로나19 위기를 발생부터 수습까지 최일선 현장에서 담당했다”면서 “미래 성장 동력 산업 집중 육성, 한국판 뉴딜 등 꼭 해야 할 미래 대비 정책도 결코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홍 부총리는 기억나는 정책으로는 △코로나 위기 극복 노력 △한국판 뉴딜 추진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정책 세 가지를 꼽았다. 아쉬운 부분으로는 △부동산 정책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 △재정준칙 법제화를 언급했다.
홍 부총리는 “경제 운영 공과에 대해 여러 비판 지적도 있었지만 충분하게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서 “언론 평가에 더해 추후 역사적으로 평가를 받게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퇴임 소감에 대해 “37년간 국가와 국민, 정부를 위해 봉직하는 기회를 갖게 된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갖고 떠난다”면서 “퇴임 이후 현재로서 특별히 계획하고 있는 행보는 없고 일단 재충전 기회를 갖고자 한다”고 말했다.
학계 등에서 추후 행보를 이어나갈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홍 부총리는 ‘퇴임 후 학계·업계·정치계에 갈 가능성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개인적으로 볼 때는 저는 정치영역에는 발을 들여놓지 않을 것 같다”면서 “공직자들은 3년간 취업제한이라는 강력한 규정이 있어 업계에 대해서도 접근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답했다.
홍 부총리는 “경제학에 대해 후배들에게 지식을 전수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는지 (찾을 것)”이라며 “그런 분야에 대해서는 제약이 없으니 그런 방법을 통해 (한국 경제에) 기여하는 방안을 모색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또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도 “문 정부 5년 내내 장관직 수행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렸다”면서 “몇 차례 사의 표명도 했는데 거둬주시고 상당 부분 저에게 신뢰를 많이 준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편 홍 부총리는 새 정부가 출범하는 10일에 앞서 오는 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 열리는 이임식에 참석할 계획이다. 홍 부총리는 추 후보자 취임이 확정되지 않은 시점에서도 새 정부 출범 전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