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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지난해 10월 말 백악관에서 열린 비공개 만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 인터넷 기업들의 성장 탓에 미국 업계가 위협을 받고 있다”며 페이스북에 대한 반독점 규제보다 틱톡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페이스북 측은 틱톡을 직접 저격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앤디 스톤 페이스북 대변인은 “중국과 경쟁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분명한 견해”라며 저커버그 CEO의 발언은 “미국의 기술 선점에 대한 페이스북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저커버그 CEO의 틱톡 견제는 공공연하게 이뤄져 왔다. 그는 지난해 조지타운대 연설에서도 “틱톡은 미국의 가치와 맞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지난해 9월에는 공화당 톰 코튼 상원의원과 조쉬 하울리 상원의원과도 각각 만나 “미국 기업은 중국에서 사업을 할 수 없는데, 왜 틱톡이 미국에서 사업을 하도록 허용해야 하나”고 말했다. 선거자금 감시단체 리스폰시브 폴리틱스에 따르면 지난 2018년 페이스북은 정치권 로비에 8번째로 많은 돈을 썼지만 올 상반기에는 더 늘었다.
미국 정부는 얼마 되지 않아 틱톡이 국가안보를 침해한다며 조사에 들어갔다. 저커버그 CEO와 면담 이후 톰 코튼 상원의원이 미 정보당국에 틱톡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낸 데 따른 것이다. 조쉬 하울리 상원의원 역시 청문회에서 “틱톡이 미국 어린이들의 개인정보를 위협한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도 틱톡 때리기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IT기업들이 미국 사용자 정보를 불법으로 모아 중국 공산당에 넘기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고 이달 초에는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와 미국 기업이 거래하지 못하도록 하는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지난 14일에는 바이트댄스에 틱톡 미국 사업을 매각하도록 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사인했다.
페이스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틱톡을 가장 큰 걸림돌로 보고 있다. 틱톡의 미국 사용자는 1억 명에 달하며 페이스북의 독주에 제동을 걸고 있다. 리서치 회사 센터타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틱톡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받은 앱이 됐다. 반면 2억5000만명의 북미 이용자를 보유한 페이스북은 가입자 증가세가 정체됐다. 페이스북은 틱톡의 대항마로 ‘인스타그램 릴스’ 서비스를 이달 초 출시했다. 페이스북은 틱톡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 이른바 ‘틱톡커’들에게 거금을 제안하며 인재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