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내년 5월 17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회사 인적 분할과 함께 장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 등을 상정할 예정이다. 주총에서 이 안건이 통과되면 장 회장은 지난 2015년 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8년 만에 경영에 복귀하게 된다.
장 회장의 경영 복귀는 내년에 설립 69년 만에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동국제강의 사업구조 개편과 궤를 함께한다. 10여 년 전 재무건전성 악화로 열연 사업과 냉연사업부를 하나로 통합해야 했던 동국제강은 그동안 강도 높은 구조조정를 펼쳤다. 동시에 포항 2후판공장, 중국 법인(DKSC) 지분, 브라질 CSP 제철소 지분 등 수익성이 낮은 사업장을 꾸준히 정리하며 재무 구조도 개선해왔다.
이후 재무 건전성 확보로 기초체력이 충분히 회복됐다고 판단한 동국제강은 다시 과거와 같이 열연과 냉연 사업부를 분리해 각각의 신설법인 ‘동국제강’(가칭), ‘동국씨엠’(가칭)을 세워 철강사업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전과 달리 그 위에는 그룹의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수행할 지주사 ‘동국홀딩스’(가칭)를 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도 한층 강화할 전략이다.
이처럼 사업구조 개편의 핵심이자 그룹의 선두에 있는 동국홀딩스에는 8년 만에 경영에 복귀하는 장 회장이 대표에 자리할 것으로 관측된다. 동생 장 부회장과 함께 본격적인 ‘형제경영’에 나서면서 사업구조 혁신에 대한 ‘의지’도 강하게 드러내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그동안 장 회장은 외부 공식활동을 자제해왔지만 매일 회사로 출근해 주요 업무를 꼼꼼히 살피면서 동생 장 부회장의 경영을 도와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이번 지주사 전환은 글로벌 복합 경제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오랜 사업 구조 재편을 마무리하고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속도를 내기 위한 것”이라며 “특히 지배주주의 투명성과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현재 미등기임원 상태인 장 회장을 등기임원인 사내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 회장은 동국제강 지분 13.94%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이어 동생 장 부회장은 9.43%의 지분을 갖고 있다.
장 회장의 장남인 장선익 동국제강 상무도 이달 초 임원인사에서 전무 승진과 함께 현장직에서 본사로 복귀하면서 형제경영에 이은 본격적인 경영 수업도 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년간 인천 공장에서 생산담당을 맡으며 현장 경험을 익힌 장 전무는 이번에 철강사 핵심보직으로 꼽히는 ‘구매실장’으로 자리하면서 그룹 내 입지도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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