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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길도 탄소배출 규제 강해진다…조선3사 친환경선박 연구개발 박차

경계영 기자I 2021.06.21 15:58:14

IMO, 2023년부터 탄소배출 2%씩 감축
EEXI·CII까지 도입…친환경선 증가 전망
조선3사 암모니아·전기 추진선 연구개발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해운업계에 탈탄소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가 2023년부터 선박 탄소배출 규제를 더욱 강화하기로 하면서다. 국내 조선 3사의 친환경 선박 연구개발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IMO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는 16일(현지시간) 열린 회의에서 2023년부터 2026년까지 탄소배출량을 연간 2%씩 감축키로 했다. 이는 2050년까지 2008년 대비 선박의 탄소 배출량을 70%, 온실가스 배출량을 50% 각각 줄이겠다는 목표에 따른 1차 계획이다.

이와 함께 IMO는 2023년부터 현존선에너지효율지수(EEXI)와 탄소집약도(CII) 등급제도 도입키로 했다. EEXI는 2013년 이후 건조된 선박에만 적용하던 에너지효율설계지수(EEDI)를 전 선박으로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EEDI에 따라 2013년 이후 건조된 선박은 2008년 대비 탄소 배출량을 30% 감축한다. CII 등급제는 해마다 선박 운항 효율 달성도에 따라 A~E 등급을 부여하는 제도로 D등급을 3년 연속 받거나 E등급을 받으면 연비 개선계획을 제출해야 하고 이후에도 연비가 개선되지 않으면 시장에서 퇴출된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컨테이너선이 시운전하고 있다. (사진=삼성중공업)
이같은 환경 규제는 친환경 선박 중심의 발주 흐름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내 조선 3사는 올해 발주된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 67척 가운데 31척을 수주(클락슨리서치 집계)할 정도로 LNG 분야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보유했다.

이뿐 아니라 조선 3사는 암모니아 추진선을 비롯한 차세대 친환경 선박에서도 우위를 점하려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해양수산부는 IMO의 ‘메탄올·에탄올 연료 추진선박 임시 안전 지침’을 반영해 친환경 메틸알코올(메탄올) 연료 추진선 검사 기준을 만들어 메탄올 연료 추진선 개발 기틀도 마련했다.

한국조선해양(009540)삼성중공업(010140), 대우조선해양(042660) 모두 암모니아 추진선 개발에 뛰어들었다. 삼성중공업은 2024년을,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은 2025년을 각각 목표로 암모니아 추진선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7월 영국 로이드선급(LR)에서 국내 첫 암모니아 추진선 선급 기본인증서를 받은 데 이어 같은 해 10월 암모니아 추진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도 개발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9월 암모니아 추진 유조선 선급 설계인증을,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0월 암모니아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기본인증 승인을 각각 획득했다.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주목받는 전기 추진 선박도 관심 분야다. 아이디테크엑스(IDtechEX)는 전기 추진 선박 시장이 2018년 8억달러에서 2029년 124억달러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한국조선해양은 연료전지와 연계한 하이브리드 전기 추진선 등 차세대 전기 추진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으며 삼성중공업은 선박용 연료전지·배터리 시스템을 협업 개발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미국 ABS에서 고체산화물연료전지 시스템을 적용한 VLCC 기본승인을 받기도 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수소경제에도 대비해 세계 첫 수소 선박 국제 표준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한국선급과 손잡기도 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해운 시황이 호조를 보이는 만큼 이번 탄소배출 규제는 발주 영향이 미미했던 ‘IMO 2020’ 황산화물 규제와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라며 “암모니아·수소 추진 선박도 LNG 추진의 기본 기술과 궤를 같이해 국내 업체의 경쟁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메탄올 추진선. (사진=해양수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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