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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잣대"…퀸 객원 보컬도 '보헤미안 랩소디' 키스신 삭제 비판

이재길 기자I 2021.02.18 13:38:16
퀸과 아담 램버트 (사진=AFPBB News)
[이데일리 이재길 기자] SBS가 설 특선 영화로 ‘보헤미안 랩소디’를 방영하면서 동성 키스 장면을 삭제한 데 대해 밴드 퀸의 객원 보컬 아담 램버트도 쓴소리를 했다.

미국의 성소수자 매거진 ‘아웃’(Out)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의 논평을 인용하면서 “SBS가 ‘보헤미안 랩소디’의 키스 장면을 삭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램버트는 해당 기사가 게시된 SNS에 댓글을 달아 “그 키스신에 노골적이거나 외설적인 점은 전혀 없다. 이중잣대는 정말로 존재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들은 그러면서도 퀸의 노래를 주저 없이 틀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 가수인 램버트는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를 대신해 수년간 퀸의 투어에 객원 보컬로 참여해왔다. 지난해 초에는 원년 멤버 로저 테일러, 브라이언 메이와 함께 내한해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공연을 열기도 했다.

앞서 SBS는 지난 13일 ‘보헤미안 랩소디’를 방영하면서 프레디 머큐리와 동성 연인 짐 허튼의 키스신을 삭제했다. 또 배경 속 남성 보조출연자들의 키스신은 모자이크 처리했다.

이에 무지개행동은 논평을 내고 “동성 간 키스 장면 편집 방영은 명백한 차별이자 검열”이라면서 “보헤미안 랩소디는 프레디 머큐리의 음악뿐만 아니라 성 소수자로서의 삶을 담은 전기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동성 간 키스신을 삭제 또는 모자이크 처리한 건 SBS가 고인뿐만 아니라 성 소수자 모두를 모욕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질타했다.

단체는 “프레디 머큐리의 삶을 성소수자인 부분과 아닌 부분으로 나누는 게 불가능하듯,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성소수자 관련 장면을 잘라내는 것은 프레디 머큐리의 삶과 존재 자체를 전면 부인하는 것”이라며 “SBS가 방영하기로 결정했다면 동성 연인 간의 키스 장면을 편집하여 성소수자들에게 모욕감을 주면서 안일하게 문제를 덮는 것이 아니라 영화가 알리고자 하는 메시지를 편집 없이 명확하게 전달해야 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성 소수자에 대한 장면을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것으로 치부하는 태도는 성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그대로 보여주는 검열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침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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