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들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246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약 19.4%(400억원) 증가한 것으로 1분기 순이익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최근 코로나19 충격과 대내외 시장 불안정성과 등으로 금융권에서 순이익 순증세가 주춤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저축은행들이 역대급 실적을 올린 것은 쏠쏠한 ‘이자수익’ 덕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올 1분기 이자수익은 총 1조5951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5%(1522억원) 늘었다. 반면 이자비용은 단 0.5%(21억원) 증가에 그치면서 같은 기간 전체 이자손익률은 14.2% 순증했다.
이자수익이 늘었지만 지출한 이자비용이 제자리인 것은 수신(예금)금리를 낮춰 ‘예대마진’이 올랐다는 의미다.
저축은행중앙회 공시 등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1.89%로, 지난해 초 2.62% 보다 0.73%포인트 급감했다. 일부 저축은행에서는 이미 이자가 1% 미만인 정기예금도 있다. 현재 전국 저축은행 79곳의 총 예수금이 약 66조원인 점을 감안하면, 수신금리가 0.1%만 내려가도 600억원 가량이 고스란히 예대마진으로 돌아가게 된다.
반면 같은 기간 저축은행 가계(담보+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연 18%선에서 큰 변동은 없었다. 올 3월말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총대출은 약 67조원으로 1년 전 대비 7조5000억원, 작년 말과 비교해서는 2조원 증가했다. 고객에게 주는 예금 이자는 줄고, 받는 대출 이자는 그대로에 대출 총량이 늘면서 예대마진이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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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의 소상공인 1·2차 긴급대출 등 정책 금융지원 확대로, 당초 저축은행 우량 고객층인 신용 3~6등급 중신용자들이 금리가 저렴한 1금융권으로 대거 이탈하면서 최근 대출이 주춤해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빈자리를 6등급 이하 중·저신용자들로 메우기에는 부담이 따른다. 코로나발 실물경제 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비우량 채권을 중심으로 부실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저축은행의 총여신 연체율은 지난달 말 기준 4%로 지난해 12월 말(3.7%) 대비 0.3%포인트 올라갔다. 연체율이 이미 10%를 넘는 저축은행도 6곳이나 된다. 코로나 관련 금융지원으로 일시 유예된 대출 만기와 이자 상환이 한번에 겹칠 경우 연체율이 급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1분기까지는 코로나 사태가 직접 반영되기 전이고, 충격은 올 하반기부터 밀려올 것”이라며 “최근 연체율도 계속 상승하고 있는 만큼 무작정 대출을 늘릴 순 없고, 그렇다 보니 예대마진을 맞추기 위해 예금 금리가 더욱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