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유해물질에 암환자만 20여명" 인천 사월마을 주민들 '이주' 요구

이종일 기자I 2018.04.18 14:08:02

마을비대위 등 인천시청서 기자회견
주민 암질환, 갑상선질환으로 고통
"차량 분진, 공장 유해물질 피해 심각"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수십년 동안 쓰레기운반 차량 분진, 공장 폐기물 등으로 환경피해를 입은 인천시 서구 왕길동 사월마을 주민들이 주거지 이전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마을조직인 사월마을환경비상대책위원회와 환경단체 글로벌에코넷 관계자 20여명은 18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건강 보장을 위해 정부, 인천시는 이주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인천 사월마을환경비상대책위원회와 글로벌에코넷 관계자들이 18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건강을 위해 정부, 인천시는 이주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사월마을 주민은 1992년 마을 주변에 수도권쓰레기매립지가 들어선 후 쓰레기운반 차량 분진에 피해를 입어왔고 2000년대 초부터 대규모 순환골재(자갈)공장, 폐기물처리업체 20여곳이 운영돼 각종 유해물질, 미세먼지, 소음 등의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마을 앞에는 건설폐기물 1500만톤이 산처럼 쌓여 있고 바람이 불면 쇳가루, 미세먼지가 집으로 들어온다”며 “주민들은 환경오염물질에 20여년 동안 무방비로 노출돼왔다”고 말했다.

사월마을에는 현재 60가구가 있고, 150여명이 거주한다. 최근 8년 동안 암질환이 발생한 주민은 20명이 넘는다. 이 가운데 10여명이 숨졌다.

주민의 암질환 종류는 피부암, 간암, 위암, 담도암, 유방암, 갑상선암 등 다양하다. 주민의 대다수는 갑상선질환을 앓고 있다.

이들은 “차량 분진과 공장 유해물질로 주민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마을 주변 골재공장에서는 밤새 자갈 부수는 작업을 해 주민들이 잠을 잘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인천 사월마을환경비상대책위원회와 글로벌에코넷 관계자들이 18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건강을 위해 정부, 인천시는 이주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앞서 주민들의 문제제기로 환경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오는 8월까지 사월마을에 대한 환경오염평가, 주민건강실태조사를 하기로 했지만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환경부가 중간 조사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조사 주체에서 주민을 배제한 것이 의심스럽다며 정부에 대한 불신감을 드러냈다. 또 인천시가 주민 피해를 외면하고 있다며 유정복 인천시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주민들은 “유정복 시장은 사월마을 주민의 건강권을 보장하지 않고 수도권쓰레기매립지를 이용한 수익사업에만 혈안이 돼 있다”며 “유 시장은 시장직을 사퇴하고, 6·13 지방선거에도 출마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또 “정부는 환경오염평가에 주민, 시민단체를 참여시켜 민·관합동조사를 보장하라”며 “주민 안전을 위해 조속히 이주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인천시 서구 사월마을에서 날아다니는 쇳가루가 자석에 붙어 있는 모습. (사진 = 글로벌에코넷 제공)
기자회견에 함께한 오정한 인본환경법률연구원장은 “이번 사태의 1차 책임은 오염물질 배출 업체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있고, 총체적 책임은 행정처분 등을 하지 않은 인천시에 있다”며 “주민의 법률대리인으로 참여해 업체 등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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