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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선거 전 내홍 격화…홍준표 vs 중진 갈등, 일촉즉발로

김미영 기자I 2018.03.21 16:38:35

이주영, 정우택 등 洪 불통-인재영입 책임론 공론화 예고
홍준표 “틈만 나면 연탄가스처럼… 험지 차출할 것”
모욕당한 중진들, 22일 모임 후 전면전 돌입? 결과 주목
한편에선 홍준표 ‘입’ 장제원 vs 옛 친홍계 이종혁 ‘설전’도

20일 6·13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전체회의에 참석한 홍준표 한국당 대표(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6.13 지방선거를 80여일 앞두고 자유한국당 내홍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이주영, 정우택 등 당내 4선 이상 중진 의원 일부가 홍준표 대표의 불통 리더십에 더해 선거 인재영입 책임론까지 공론화할 움직임을 보이자, 홍 대표가 즉각 이들을 “연탄가스처럼 틈만 있으면 비집는다”고 원색 비난하면서 일촉즉발 위기로 치닫고 있다.

이주영 의원은 21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내일 뜻을 같이 하는 중진 의원들과 만나 홍 대표의 당 운영 문제, 지방선거 준비 문제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며 “비공개로 브레인스토밍한 뒤 논의결과를 언론에 따로 브리핑하겠다”고 밝혔다.

22일 중진 모임엔 이 의원과 정우택 심재철 나경원 유기준 의원 등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앞서 홍 대표에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 개최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한 전력이 있다. 이에 홍 대표를 향해 ‘독선적’ ‘비호감 정치’ ‘원맨쇼’ 등의 표현을 쓰며 날을 세웠지만, 김성태 원내대표의 중재 시도 등으로 공동대응은 한동안 자제했었다. 그러나 홍정욱 헤럴드 회장, 이석연 전 법제처장 등 홍 대표의 인재영입이 잇달아 실패하고 지방선거 인재난이 부각되면서 이들은 다시 홍 대표의 리더십 문제제기에 나서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홍 대표는 즉각 이들에 맹폭을 가했다. 홍 대표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편안한 지역에서 별다른 당을 위한 노력없이 선수만 쌓아온 극소수의 중진들 몇몇이 모여 나를 음해하는 것에 분노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정우택 의원 등이 서울시장 등판론을 언급한 데 대해 “나를 출마시키면 당이 공백이 되고 그러면 당권을 차지할 수 있다는 음험한 계책”이라고 힐난했다. 이어 “한줌도 안되는 그들이 당을 이 지경까지 만들고도 반성하지도 않고 틈만 있으면 연탄가스처럼 비집고 올라와 당을 흔드는 것은 이제 용납하지 않겠다”고 했다.

홍 대표는 “지방선거 끝나고 다음 총선 때는 당원과 국민의 이름으로 그들도 당을 위해 헌신하도록 강북 험지로 차출하도록 추진하겠다”며 “선당후사 정신을 가르치도록 하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이에 따라 22일 모임에 참석할 의원들 면면과 이들이 내놓을 논의 결과, 발언 수위에 이목이 쏠린다. 홍 대표의 원색비난을 맞은 이들이 전면전을 택할지, 지방선거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보기를 택할지 주목된다.

집안싸움 영역의 바깥이지만, 한편에선 홍 대표의 새로운 측근과 옛 측근간 설전도 벌어지고 있다. 전략공천 후폭풍이다.

홍 대표의 ‘입’인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친홍계였으나 서병수 부산시장 전략공천에 반발해 탈당, 무소속 출마한 이종혁 전 최고위원을 정면비판했다. 장 수석대변인은 “정치는 하고 있는 싶은데 한 뼘의 존재감 없이 신세한탄만하던 인사들이 이것도 기회라고 당을 물어뜯는다”며 “지역구 경선에서마저 두 번이나 연속 낙마했던 이종혁 전 의원이 자신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까지 배려했던 당을 헐뜯는 것은 배은망덕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자 이종혁 전 최고위원은 장 수석대변인을 향해 “당이 나에게 해운대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준다는 데도 거절하고 뛰쳐나가 당을 배신했다고 논평했다는데, 정치 똑바로 배워라”라고 맞받았다. 이 전 최고위원은 “내가 국회의원 도전하려면 내지역구인 부산진을에서 하지 힘있다고, 대표가 가란다고 연고도 아닌 해운대로 가나”라며 “나는 철새 정치인 아니다. 니 잣대로 나를 보지마라. 자중해라. 21대 총선 얼마 안 남았다. 형이 주는 조언 잊지마라”라고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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