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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가 발표한 ‘마켓 모니터’에 따르면 올 2분기 인도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대비 82% 증가한 3300만대로 집계됐다. 브랜드별로는 중국의 샤오미가 점유율 28%로 확고한 1위를 지켰다. 샤오미는 전년 동기에도 인도 시장 점유율 28.5%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인도 시장 자체가 82%나 커진 상황에서 점유율을 똑같이 유지시킬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샤오미의 현지 스마트폰 판매가 활발했다는 의미다.
샤오미는 올 2분기 인도에서 ‘레드미9A’, ‘레드미9파워’, ‘레드미 노트10’, ‘레드미 노트9’ 등 4개 모델을 중점적으로 판매했다. 해당 4개 모델은 인도내 베스트셀링 제품 5위 안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이중 3개 모델은 100만대 이상이 판매됐다. 샤오미는 ‘미 11’ 울트라 모델 등 고가 프리미엄 시장에 처음 진출하며 이 부문에서도 7% 점유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2분기 인도 시장에서 점유율 17.7%를 기록하며 샤오미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판매량은 25% 늘었지만 점유율 자체는 전년 동기(25.7%)보다 더 하락했다. 단순히 2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판매량이 늘은 것으로 보인다. 샤오미가 같은 조건에서 전년과 점유율 변동이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비교가 되는 부분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최근 인도시장에 적극 드라이브를 걸었던지라 아쉬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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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의 약진은 인도에 이어 삼성전자의 텃밭인 유럽에서도 이어졌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 2분기 유럽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은 전년 동기대비 14% 늘어난 5010만대를 기록했다. 샤오미는 올 2분기 사상 처음으로 유럽에서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이 기간 샤오미는 총 1270만대를 출하, 점유율 25.3%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67% 성장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지을 중심으로 유럽시장 강자인 삼성전자를 제쳤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유럽시장 점유율 24%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7%포인트 하락했다. 고급형인 애플, 중저가 중심의 샤오미 등 중국 업체 사이에서 기회를 찾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샤오미는 올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기준으로도 삼성전자 턱밑까지 쫓아왔다. 샤오미의 점유율은 17%로 삼성전자와의 격차는 2%포인트에 불과하다. 6월 기준으로 따지면 삼성전자를 제치기도 했다. 미국 재제로 인해 중국 화웨이의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이에 따른 반사이익을 샤오미가 고스란히 얻고 있는 모습이다. 자신감을 얻은 샤오미는 오는 2023년엔 삼성전자마저 추월하겠다는 원대한 목표도 설정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대세화로 패러다임 전환을 꾀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매년 하반기에 냈던 ‘갤럭시 노트’ 시리즈도 올해는 미룬 채 ‘갤럭시Z 폴드3’ 등 폴더블폰 출시 및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폴더블폰 시장은 아직 1000만대 규모로 무르익진 않은 만큼 삼성전자의 이번 승부수가 향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샤오미도 약점으로 꼽히던 프리미엄 시장에 조금씩 발을 들이고 있어 잠재적 위협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샤오미는 ‘갤럭시Z 플립’ 시리즈와 유사한 폴더블폰 신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중저가 시장에 이어 프리미엄 폴더블 시장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는 터라 삼성전자 입장에선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샤오미가 화웨이의 몰락 이후 해외에서 점유율을 흡수하고 있어 삼성전자에게도 위협적인 상황”이라며 “그간 삼성전자가 잘했던 유럽, 남미 지역에서 샤오미가 약진하고 있는데, 최근엔 800달러 이상 프리미엄폰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키우고 있어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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