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사태에 놀란 국회..'신중' '미국 동참' '법 보완'..대안은 달라

김현아 기자I 2019.06.18 16:55:43

홍일표 산자위원장, 윤상현 외통위원장 18일 토론회 개최
화웨이 사용금지 지연해야..기업에 결정적 시점 조언필요
미국 제재 동참 필요..기업에 맡기는 건 무책임
백도어 확인어려워..5G융합보안특별법 제안도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화웨이에 대한 미국 정부의 압박 속에서 정부가 중립 외교 노선을 견지하고 있는 가운데 18일 국회에서 ‘화웨이 장비의 보안 문제와 대책’에 대한 토론회가 잇따라 열렸다.

홍일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자유한국당)과 윤상현 외교통일위원장(자유한국당)이 전문가들을 불러 화웨이 사태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는 행사를 연 것이다.

하지만 이날 두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온도 차가 나는 대안을 제시했다.

화웨이 장비에 백도어가 없다고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는 데는 공감했지만, 우리나라가 어떤 외교적 자세를 취할 지는 입장이 갈렸다.

보안 수준의 기본을 인증하는 CC(국제공통평가기준) 인증만으로는 백도어 설치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우니 SW안전·취약점 분석 제도를 만들고 5G융합보안특별법을 제정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출처:박진호 숭실대 소프트웨어학부 교수(한국IT융합연구원 원장)
◇화웨이 장비 사용 금지는 최대한 지연해야..기업에 결정적 시점 조언 필요

홍일표 산자위원장 주최로 열린 ‘화웨이 사태, 우리의 입장은?’ 간담회에서는 화웨이를 둘러싼 미중 갈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지만 대안은 갈렸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화웨이 문제에 대해 “미국에 동맹 편에 설 것임을 확약해야 한다”면서도 “화웨이 장비 사용 금지는 최대한 지연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주도의 AIIB(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에 영국, 호주 등 미국의 전통적 우방 국가들이 참여한 뒤 우리나라가 열 두번째로 참여한 사례처럼 천천히 선택하며 충격을 완화해야 한다고 했다.

신 센터장은 다만 “외교부에 설치돼 있는 TF를 총리실이나 청와대로 이관해 외교, 경제, 산업 전반의 포괄적 대응이 필요하고 기업이 의사결정을 하게 될 결정적 시점을 정부가 기업에 조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웨이 장비를 사용 중인 LG유플러스의 경우 기존 계약을 유지하되 미래 결정을 할 때는 통신 안보 문제를 적용해야 하는데, 그 의사결정 시기를 정부가 조언해야 한다는 의미다. LG유플러스는 현재 2만5천식 정도의 화웨이 기지국 장비를 도입하기로 계약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제재 동참 필요..기업 선택 언급은 책임 미루기

반면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한국국제경제학회 회장)는 적극적인 미국 제재 동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화웨이 뒤에 도사리고 있는 중국 정부의 그림자를 의식한 정부는 자율이란 이름으로 민간에 떠넘기기에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이 한국에게 화웨이 제재에 동참을 요구할 경우 한국 정부가 ‘기업의 선택에 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는 말로 책임을 미루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미중 신냉전 시대에 대비하려면 국가안보와 관련된 외국인투자 규제법안을 제도화하고 한국을 추월하는 중국의 기술굴기를 극복하기 위한 안보+산업+통상을 합친 국가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윤상현 의원실 주최 ‘화웨이, 보안문제 정말 없나’ 토론회에서 윤상현 의원 등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백도어 확인 어려워..5G융합보안특별법 필요

같은 날 윤상현 외통위원장이 주최한 ‘화웨이 보안문제 정말 없나’ 세미나를 주최한 세미나에서 발제자로 나선 박진호 숭실대 소프트웨어학부 교수(한국IT융합연구원 원장)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동참하지 않은 독일과 프랑스 러시아, 개발도상국 등도 국가 기간망 등 중요 시설에는 화웨이 장비를 쓰지 않고 자국산 장비를 사용하거나 검증된 업체 제품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또 “화웨이 장비에 백도어가 있는지 여부는 확인하기 어렵다”면서 “백도어를 예방하고 검색하며 긴급 복구하기 위한 제3자 SW안전 취약점 분석제도가 필요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5G 기반의 융합보안특별법을 만들어 초융합·초연결 시대에 IoT기기 보안에 대한 큰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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