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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 상승에 베팅하는 키움자산운용의 ‘KOSEF 달러선물 레버리지’ 거래량은 94만754주, 거래대금은 72억9977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 거래일 대비 거래량과 거래대금 모두 약 70% 가량 증가한 것이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달러선물 레버리지’ 역시 지난 5일 10만3720주였던 거래량이 이날은 14만4468주로 증가했다. 이에 따른 거래대금도 8억1188만원에서 11억3799만원으로 늘어났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도 5일 거래량 5865주, 4609만원에서 이날 6만2076주, 4억8761만원으로 거래량과 거래대금 모두 크게 늘어났다.
KOSEF 달러선물 레버리지의 거래량은 올해 들어 20만주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을 정도다. 원·달러 환율이 내려갈만큼 내려갔다고 보고 반등에 대비한 투자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이날 오전 외환당국이 개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환율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1060원을 마지노선으로 본 투자자들이 레버리지 ETF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058.8원까지 내리면서 지난 2014년 10월31일(1052.9원) 이후 3년2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1050원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당국 개입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환율은 10분새 10원 넘게 급반등했다. 이후 1060원대를 유지하다 전 거래일 대비 3.3원 오른 106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달러인덱스와 원·달러 환율 모두 언더슈팅(균형 수준 대비 하회) 국면에 들어섰다고 본다”며 “추가적 심리 영향이 1060원대를 위협할 수도 있지만 결국 현재 수준이 바닥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몰려드는 투자금과는 다르게 레버리지 ETF의 수익률은 썩 좋지 않다.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KOSEF 달러선물 레버리지 ETF는 지난해 12월부터 이날까지 4.13% 빠졌고 KODEX 달러선물 레버리지 ETF 역시 3.8% 내렸다.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을 점치는 전문가들도 상당수다. 천원창 신영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확장세가 이어지고 북핵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된 점을 볼 때 환율은 추가로 하락할 것”이라면서 “다른 신흥국 통화는 이미 원화 대비 더 많이 절상됐다”고 전망했다.
레버리지 ETF보다 절대적인 규모면에서는 작지만 달러 선물 인버스 ETF에 대한 투자금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KOSEF 미국달러선물인버스 거래량은 3772주, 거래량은 4404만원으로 집계됐다. 전 거래일 3590주, 4209만원보다 소폭 늘어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