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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여야 모두 STO 법제화 시동…조각투자업계 고민은

김연서 기자I 2024.09.03 19:19:37

김재섭·민병덕 의원 토큰증권 제도화 법안 준비
4일 ST 시장 활성화 위한 입법 방향 세미나 개최
“증권사 등 업계 의견 청취…법안 준비에 참고”
“대형 금융권 外 ST 스타트업 의견도 경청해야”
“감독기구 인식전환…법제화 못지 않게 중요해”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 한동안 멈춰 있던 토큰증권(ST·Security Token) 시장 제도화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과 민병덕 민주당 의원을 필두로 금융 시장의 혁신을 위한 토큰증권발행(STO) 시장 제도화에 여야가 모두 관심을 가지면서 시장 활성화에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일각에선 제대로 된 법안을 만들기 위해선 대형 금융권뿐만 아니라 그간 STO 시장을 이끌어온 스타트업 업계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 국민의힘도 민주당도…STO 법안 발의 예정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다음주 중 토큰증권 법제화를 위한 법안 발의에 나설 예정이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 역시 토큰증권 발행과 유통 시장 활성화를 위한 법안을 발의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오는 4일 두 의원실은 토큰증권 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바람직한 입법 방향 세미나를 공동 개최한다.

김 의원은 윤창현 전 국민의힘 의원이 22대 국회 개원 당시부터 STO 법제화를 추진할 핵심 인물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윤 전 의원실 출신 보좌관들이 김재섭 의원실로 대부분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김 의원 측은 이미 8월부터 법안 발의 준비를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양당은 STO 관련 법안을 공동 발의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세미나는 공동으로 주최하지만 법안은 각각 발의할 것으로 보인다. 민병덕 의원실 관계자는 “따로 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4일 세미나에서 증권사 등 업계의 이야기를 청취하고 해당 의견을 법안 내용에 담겠단 설명이다. 의원실 관계자는 “토론회를 마친 후에 법안이 완성되는대로 최대한 빠르게 발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작년 발의된 개정안 재활용 대신 업계 의견 귀 기울여야”

개정안은 토큰증권이 안정적으로 발행 및 거래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자본시장법상 증권과 동일한 제도가 적용되도록 하는 내용을 주축으로 한다. 다만 지난 21대 국회 당시 윤창현 의원이 발의한 내용과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시장에선 이미 제도화가 미뤄진 만큼 업계에 필요한 사안들을 보완한 새로운 법안을 만드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법안 통과 이후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것이 빠른 제도화를 위한 방안이라는 주장도 있어 업계의 의견은 팽팽하게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금융권 뿐만 아니라 영세 업체인 조각투자업계의 목소리도 경청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조각투자업계가 투자계약증권, 신탁수익증권 등을 발행하며 시장을 키웠지만 정작 시장에선 대형 금융사들의 목소리에만 귀 기울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조각투자사들은 대부분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이다. 이들은 제도가 미비한 상황에서도 STO 시장의 기반을 닦는데 힘써온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하지만 조각투자업계는 법제화 이후 토큰증권의 발행 및 유통 시장이 분리된다면 사업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고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다.

한 STO 업계 관계자는 “21대 국회에서 폐지된 법안 그대로 법제화를 추진하기보다 실질적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해당 법안대로라면 초기 시장을 만들어온 핀테크 스타트업들은 설 자리를 잃고 제도권 금융사들만 살아남는 시장으로 결국 재편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시장 활성화와 함께 업계 혁신성이 좌초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STO 업계 관계자는 “해 뜨기 전 시간이 가장 어둡다고 하는데, 한국 시장은 2년 간의 암흑기를 거쳐 본격적인 법안 발의를 앞두고 있다”며 “토큰증권 위에서 펼쳐지는 금융 시대에는 그에 맞는 규제가 필요하다. 법적 정책적 지원 없이는 산업 발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제화와 동시에 금융당국 유연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법제화 못지 않게 감독기구의 인식 전환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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