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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 경영권 분쟁’ 아워홈, 매각→상장 깜짝 노선 변경한 이유

송재민 기자I 2024.06.24 23:47:09

마켓인
매각보단 IPO에 가능성 두고 타진 중
과거 기업가치 2조원 책정…눈높이 차이 커
비교기업 중 시총 1조 넘는 기업 전무
우선매수권 제약 정관도 매각 걸림돌

서울 강서구 아워홈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구미현 아워홈 회장이 경영권 매각 의사를 밝힌 지 이틀 만에 돌연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매각작업을 진행하던 중 회사가 원하는 기업가치와 시장에서 보는 가격 간 차이가 크자 상장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범 LG家 종합식품기업 아워홈이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해당 발표는 아워홈이 매각을 공식화한 지 이틀 뒤에 나온 것으로 업계 일각에서는 회사 매각과 IPO를 동시에 진행하는 ‘투 트랙’ 방식이란 추측이 나왔다. 그러나 회사는 매각보단 IPO에 무게를 두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워홈 관계자는 “회사에서는 매각안과 IPO안을 모두 검토하고 있으며 현재 단계에서는 상장을 좀 더 우선시하고 있다”며 “경영권 관련 이슈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아워홈이 매각 혹은 상장을 계획하면서 밝힌 추진 이유는 남매갈등 해결, 즉 경영권 분쟁 종결이다. 아워홈은 지난 2017년부터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과 구지은 전 아워홈 부회장 간 경영권 다툼을 겪었다. 이후 구 회장이 오빠인 구본성 전 부회장과 손을 잡으며 새 체제를 맞았다. 현재 아워홈은 가족회사로, △구본성 전 부회장이 38.56% △구 회장이 19.28% △차녀 구명진씨가 19.6% △구지은 전 부회장이 20.67% 보유하고 있다.

아워홈은 앞서 경영권 매각을 결심하고 매각 작업에 돌입했지만, 업계에선 인수를 원하는 원매자가 저조할 것이란 추측을 내놨다. 가격에 대한 눈높이 차이가 크다는 해석이다. 지난 2022년에도 두 남매는 한 차례 지분 매각에 돌입했지만 실패한 바 있다. 당시 매각 주관사였던 사모펀드(PEF) 운용사 라데팡스파트너스는 아워홈의 기업가치를 최대 2조원으로 책정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아워홈이 부진한 업황 중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긴 하지만 최대 1조원을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 보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연결기준 아워홈의 매출액은 1조9835억원으로, 2021년도 매출액(1조7408억원) 대비 13.94%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257억원에서 943억원으로 크게 뛰어 266.93% 늘어나는 등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는 등 외형을 키운 아워홈은 이를 바탕으로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선 셈이다.

그러나 비교 기업으로 언급되는 신세계푸드나 CJ프레시웨이 등의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기지 않는 수준이다. 24일 기준 신세계푸드의 시가총액은 1506억원, CJ프레시웨이는 2428억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아워홈 정관에 명시돼 있는 우선매수권 제약사항도 매각에 걸림돌이다. 아워홈 주주로 들어가 있는 네 남매 중 한 명이 지분을 판다면 다른 남매들이 우선매수권을 갖게 된다. 외부에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선 일가족에게 먼저 인수 의사를 타진해야 하므로 두 남매가 일방적으로 매각에 나서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아워홈은 연내 주관사를 선정하고 2025년 상반기까지 상장을 목표로 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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