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는 19일 시와 8개 구·군, 대형 및 중소유통업계가 참석한 가운데 시청 산격동 청사에서 ‘지역 유통업 발전 및 소비자 편익 향상을 위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추진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대구시의 8개 구·군은 조례개정을 통해 이르면 1월부터, 늦어도 3월 전에 현재 일요일로 지정한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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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협약 체결배경에 대해 “최근 유통환경 변화로 인해 대형마트 공휴일 의무휴업의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과도한 영업규제라는 목소리가 있다”면서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하면 시민에게도 쇼핑 편익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시장의 말처럼 온라인 쇼핑이 일반화하면서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 지정은 구시대적 규제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을 지정한 2012년 이후 38조5000억원이던 온라인 쇼핑몰 시장규모는 10년도 채 안된 지난해 187조1000억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또 대형마트를 규제하면서 대기업이 운영하지 않으면서 매장규모가 3000㎡ 이하인 식자재마트가 반사이익을 거두면서 제도 도입 취지인 전통시장 및 소상공인 보호효과는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A대형마트 관계자는 “해묵은 과제라는 업계의 요구가 수년째 이어졌지만 검토만 이뤄졌을 뿐이라 아쉬웠다”며 “대구시의 이번 결정이 전국으로 확산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B대형마트 관계자도 “대형마트 의무휴업은 회사의 실적 뿐만 아니라 대형마트에 입점해 매장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에게도 피해가 간다”며 “대형마트에 납품하시는 과일 및 채소, 축산 산지 농민과 소상공인, 중소기업들 역시 매출에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제도가 바뀌면 온라인 쇼핑몰에 밀려 고전하는 대형마트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교보증권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변동 시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연매출이 각각 3840억원, 1728억원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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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에 따르면 현재도 전국 마트 403개점 중 100개점(이마트 45개점, 홈플러스 30개점, 롯데마트 25개점)은 각 점포가 위치한 지자체 조례에 따라 둘째주와 넷째주 일요일이 아닌 날로 휴업일을 정하고 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이나 폐지 등의 조치가 이뤄지려면 중소상인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대구시의 이번 결정도 홍 시장의 관심 이전부터 대구시내 전통시장 및 중소상인들이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자신들의 생계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C대형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지정하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의지가 중요하다”면서도 “전통시장 등 상인단체가 적극 나서야 해묵은 규제를 철폐하고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시처럼 광역시가 나서면 인근 경상북도 다른 지자체도 해당 규제 철폐를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별·광역시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대구시에 있는 대형마트는 일요일에 이용이 가능한데 대구와 인접한 경북 경산시의 대형마트는 일요일에 이용할 수 없다면 주민들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어서다.
이와 함께 마트 노동자와도 충분한 대화가 선결돼야 한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제도 도입의 취지가 전통시장 등의 상권보호뿐만 아니라 마트 노동자의 건강권 보호 측면도 있어서다. 이날 협약식이 열린 대구시청에서도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 노조 조합원들이 “대구시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변경을 시도하면서 노동자를 공식 의견 수렴과정에서 철저히 배제했다”며 항의했다.
한편 정부도 중앙정부 차원의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별 규제 개혁과는 별개로 대형마트와 소상공인 등 이해관계자 간 협의를 통해 상생안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