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로는 소극장들이 모여 있어 꿈을 위해 분투하는 문화예술계 청년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윤 후보가 대한민국 헌정사 최초 30대 당대표와 이곳을 찾은 건 그간 지지율 약세를 보여온 2030세대와 접점을 늘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둘은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사용된 달고나 소품을 직접 남품한 대학로의 장인의 노점상을 찾았다. 윤 후보에게는 갓 만들어진 별 모양의 달고나가 주어졌고, 이 대표는 화살표 모양의 달고나를 직접 선택했다. 둘은 나란히 이쑤시개를 들고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곧 이준석 대표가 “난 사망이다”라고 말하면서 좌중에 웃음이 번졌다. 이후 바로 윤 후보의 달고나가 반으로 쪼개졌고, 깨진 달고나를 입에 넣은 그는 “사장님이 안 받으시면 선거법 위반이 된다”며 지갑에서 5000원을 꺼냈다.
그러나 화기애애한 만담도 여기까지였다. 이날 코로나 확진자가 7000명을 넘어서는 등 확산세가 심각해졌고, 유세는 예정과는 달리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이어졌다. 현장의 수행원들은 ‘코로나 위험, 셀카와 악수 자제 부탁’과 ‘거리두기’라는 문구가 써진 피켓을 높이 들었다. 일부 지지자들은 윤 후보에게 악수하려고 다가서다가 경호원으로부터 제지당하기도 했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4일 부산에서도 이 대표와 첫 거리 유세를 함께 했다. 전날 울산 담판을 통해 극적으로 갈등을 봉합한 둘은 ‘사진 찍고 싶으면 말씀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빨간 후드티를 입고 부산진구 부전동 일대를 걸었다. 서면 젊음의 거리라고 불리는 이 지역은 청년층이 많이 모이는 부산 대표 번화가다. 당시 두 사람을 보기 위해 수백 명의 지지자들과 시민 인파가 모여들며 약 300m를 걷는 데 50분께 시간이 소요됐다.
이날 윤 후보와 이 대표는 서둘러 골목을 벗어나 일대에서 가장 탁 트인 공간인 공간을 향했다. 마로니에 공원에서 일부 시민들과 제한적으로 사진을 찍었다. 줄을 서서 기다리던 권준서(19)씨는 “이 대표 페이스북을 보고 알게돼서 한시간 반 걸리는 거리에서 왔다”며 “난 원래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을 지지하지만, 차마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찍을 수는 없어 윤 후보에게 표를 줄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