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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韓 대사관 열어달라…美 확보 무기 北 판매 없다"

이지현 기자I 2021.09.06 23:03:34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한국 대사관을 다시 열어달라.”

아프가니스탄을 다시 장악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 대변인이 6일 SBS 8시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수하일 샤힌 탈레반 대변인은 서구 언론에서 ‘탈레반의 입’으로 통한다. 2000년대 초에는 탈레반 정부에서 파키스탄 주재 아프간 부대사를 지냈다. 지난해 9월 탈레반 지도부와 폼페이오 당시 미국 국무장관과의 평화협정 협상에 배석하기도 했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국제 크리켓 경기장에서 탈레반 대원이 탈레반 깃발을 등에 꽂고 경비를 서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샤힌 대변인은 “한국도 국가가 파괴됐고, 다시 국가를 건설하면서 경험을 많이 쌓았다”며 “한국이 도움을 준다면 환영하고 감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사관을 다시 여는 건 아프간에도 한국에도 이익”이라며 “이미 우린 모든 대사관에 대해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한국행을 원하는 아프간인도 적법한 서류가 있다면 출국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2007년 탈레반의 폭탄 테러로 숨진 고(故) 윤장호 하사와 피랍 살해된 샘물교회 선교단에 관련해서는 사과하지 않았다. 그는 “아프간이 그때 점령당했고 한국도 점령군의 일원이었다”며 “그 일은 지나간 일이라고 생각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날 샤힌 대변인은 “중앙은행인 아프간 은행이 동결된 상태”라며 “빈곤이 심화하면서 전 국민의 70%가 빈곤층으로 지내고 있다”고 호소했다.

앞서 미국과 캐나다, 유럽연합(EU)은 탈레반을 쉽게 합법 정부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며 금융 제재를 본격화했다. 지난달 18일 국제통화기금(IMF)은 바이든 행정부의 압박에 따라 아프간에 대한 4억6000만달러(약 5394억원) 배당을 차단했으며, 25일엔 세계은행이 아프간에 대한 자금 지원을 전면 중단했다.

이같은 상황에 샤힌 대변인은 빈곤 문제와 자금 동결로 아프간이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털어놓으며 국제사회의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도 미군이 남기고 간 무기를 북한에 판매할 우려가 있다는 미 공화당 하원의원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그럴 일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우리 자신을 위해서 필요한 무기”라며 “우린 북한에 절대로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북한과 어떠한 관계도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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