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천 우노앤컴퍼니 대표는 22일 이데일리와 만나 “가발 원사사업을 더 잘할 수 있는 인재가 나타난다면 경영권을 내놓을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주주측에서 제안한 유진구 사내이사 후보자는 우노앤컴퍼니 2대주주인 김승호 씨의 지분공시 대리인이다. 김 씨는 지난 2013년부터 우노앤컴퍼니 주식을 지속적으로 매집해 지분 12.57%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측과 지분율이 약 3%포인트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우노앤컴퍼니측은 소액주주 운동을 명분으로 2대주주와 소액주주 일부가 협력해 경영에 참여하고 궁극적으로는 이사회를 장악하고자 하는 적대적 인수합병(M&A) 과정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 대표는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한 인사나 2대주주가 가발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고 한다면 함께 경영할 수 있다”며 “하지만 20년 가까이 키워낸 우노앤컴퍼니의 유보금만을 노리는 것이라면 일반주주와 직원이 모두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대표는 발로 뛰고 직접 확인하고 투자했기에 아무리 적은 돈이라도 허투루 쓰지 않았다. 세계 최초로 아프리카에 원사 공장을 지을 때도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한 덕분에 남아프리카공화국 피터마리츠버그에 세운 공장은 지난 2013년 10월부터 가동을 시작한 지 2년도 채 안돼 손익분기점(BEP)을 넘었다.
김 대표의 경영철학 덕분에 사내 유보금은 쌓여 갔고 지난해 기준으로 3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했다. 그는 “유보금은 우노앤컴퍼니가 크게 도약하는 데 쓰일 종잣돈”이라며 “능력 있는 경영자가 나타나서 직원과 주주가 모두 행복한 기업을 만드는 데 쓰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가총액 800억원에 최대주주측 지분율이 15%에 불과한 중소기업에 대규모 유보금은 좋은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했다.
김 대표는 “세계 최고의 가발 원사기업으로 성장하려는 목표를 세우고 직원들과 함께 밤낮으로 일하고 있다”며 “우리가 주춤하면 일본 업체만 웃는다”고 토로했다. 또 “공격하는 측에서 가네카와 특허소송으로 1000만달러를 지출한 것에 대해 문제를 삼는다”며 “미국 가발시장을 포기할 수 없었고 이길 자신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소송에선 졌지만 얻은 것도 많다”며 “분쟁 기간에 신제품을 개발했고 인지도도 높아지면서 매출은 오히려 늘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소액주주측 주장 가운데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방안은 여러모로 고민하고 있다. 그는 “우리를 믿고 투자해준 주주를 위한 방법도 고민 중”이라며 “고배당정책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