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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AI칩 출시한 엔비디아, 中에는 성능 낮춰 수출

장영은 기자I 2023.03.22 17:28:32

美 수출 규제 맞추려 GPU ''H100''의 中수출용 개발
"中 수출 H800 데이터 전송속도, H100의 절반 수준"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인공지능(AI)에 쓰이는 고성능 반도체(칩)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미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최근 주력 칩을 출시하면서 사양을 낮춘 제품을 개발해 중국에 수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AFP)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엔비디아가 생성형 AI 개발에 사용되는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H100’을 출시하면서, 중국에는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정에 맞춰 성능을 낮춘 ‘H800’을 판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생성형 AI는 기계학습(ML)을 바탕으로 사용자 요구에 맞는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는 기술이다. 최근 업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AI 챗봇이 대표적인 사례다.

엔비디아측은 이날 H100의 중국 수출용 버전 H800 개발 사실을 인정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H800은 알리바바 그룹과 바이두, 텐센트 홀딩스 등 중국 기업의 클라우드 컴퓨팅에 사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H800을 따로 개발하게 된 이유는 미국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때문이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미국 기업이 중국 기업에 고성능 AI 학습용 칩 등을 수출하는 것을 통제하기로 했다. 중국 군 현대화에 필요한 핵심 기술 개발을 막겠다는 취지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해 8월에도 엔비디아와 AMD에 허가 없이 AI 반도체를 중국에 수출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에 엔비디아는 지난해 11월에는 주력 칩인 ‘A100’의 성능을 수출 규정에 맞게 낮춘 ‘A800’을 설계해 중국에 수출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의 AI 칩 관련 수출 규정에서는 강력한 연산 능력과 칩 간(chip-to-chip)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를 갖춘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로이터는 “전송 속도가 느려지면 AI 모델 훈련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대량의 데이터를 학습해야 하는 AI 모델에는 전송 속도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H800은 칩 간 데이터 전송 속도를 H100의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챗GPT를 중심으로 한 생성형 AI 급부상의 최대 수혜주 중 하나로 꼽힌다. 엔비디아의 GPU가 AI의 기계학습 구동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AI 프로세서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점유율은 80%에 달한다.

엔비디아 주가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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