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이다. 기존 역대 최대치였던 1분기 실적(매출 9조2870억원, 영업이익 1조3320억원)을 경신한 것으로, 이로써 에쓰오일은 올 상반기에만 3조원이 넘는 흑자를 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고유가 상황과 글로벌 석유제품 수급 차질에 따른 정제마진 초강세, 유가 상승 재고이익 등의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었다”며 “경영성과에 따른 순이익은 성장 동력 확보와 미래 에너지 전환을 위해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정유 부문이 2분기 매출 9조2521억원, 영업이익 1조4451억원을 내며 호실적을 견인했다. 러시아산 원유 수입 제한과 중국의 수출 감소로 석유제품 공급이 제한되는 가운데 포스트 코로나 상황과 맞물려 제품 수요가 늘면서다. 특히 휘발유와 경유, 항공유 등 수송용 연료 부분의 수익성이 높았다.
석유화학 부문은 중국의 코로나 봉쇄 조치로 전반적으로 수요가 부진했음에도 매출 1조3023억원, 영업이익 180억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윤활유 부문은 드라이빙 시즌을 앞두고 수요 강세를 보이면서 매출 8880억원, 영업이익 2589억원을 기록했다.
에쓰오일은 역대급 호실적을 기록한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에는 고유가 장기화 영향과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정유제품 수요가 둔화하며 조정국면을 예상했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이슈로 인한 정제설비 증설 위축 등 구조적 요인에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현상’이 지속하며 장기적으로는 견조한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올해 2분기 역대 최고 수준이었던 정제마진이 7월 들어 다소 하향 조정이 이뤄지는 등 당분간은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며 “그러나 글로벌 정유 업계의 타이트한 수급 상황에 단기간에 조정국면을 지난 뒤 반등을 지속해 코로나 이전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글로벌 정제 설비는 오는 2024년까지 3년간 총 410만b/d(하루당 배럴) 수준의 순증설이 예측되는데, 수요 성장은 최소 560만b/d에서 820만b/d의 범위로 예측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글로벌 정유 제품의 수요 증가가 정제 설비 증설 규모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정유사들은 과거보다는 높은 수준의 정제마진을 누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에쓰오일은 최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기업들의 투자 재검토’ 기류와 달리 대규모 석유화학 2단계 구축 사업 ‘샤힌(Shaheen) 프로젝트’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은 7조원을 투입해 연간 180만 톤 규모의 에틸렌을 생산하는 스팀크래커, PE(폴리에틸렌)·PP(폴리프로필렌) 설비 등 석유화학 설비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방주완 에쓰오일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샤힌 프로젝트는 하반기 최종 투자 결정을 목표로 기본설계를 마무리 중”이라며 “2026년 중에 건설을 완료해 석유화학 업황이 업사이클 전환이 예상되는 2026년 하반기 상업가동을 시작한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