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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엽제전우회, 특혜분양 위해 LH사장 자택까지 찾아가 행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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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범 기자I 2018.03.08 16:10:35

회원 동원한 난동에 "최대한 배려하겠다" 답변 이끌어내
보훈처·LH, 법적근거도 없이 고엽제전우회 편의 제공
檢 "수사서 보훈처·LH 관계자들 부적절행위 발견 안돼"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속여 택지를 특혜분양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모 전 고엽제전우회 회장.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고엽제전우회 전직 임원들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속여 성남 위례신도시 택지를 특혜분양을 받는 과정에서 LH 사장의 자택에 회원들을 보내 행패를 부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특혜분양 과정에서 국가보훈처와 LH가 법적 근거도 없이 고엽제전우회 측에 편의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영훈) 심리로 열린 이모(68) 전 회장 등 고엽제전우회 전 임원들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공갈 혐의 재판에서 검찰은 “위례신도시 택지 특혜분양과 관련해 고엽제 회원들이 LH 사장 자택, LH 본사에 가서 물리력을 행사했고 직접적인 폭행이나 협박이 있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함모씨가 운영하는 S건설을 ‘고엽제전우회 주택사업단’이라고 속이며 특혜 분양을 요구했다. 함씨는 ‘고엽제전우회 주택사업단장’ 명함을 들고 고엽제전우회 회원들과 함께 LH 임직원들을 찾아가 “과거 파주 택지 분양 과정에서 LH 때문에 손실을 입었으니 더 많은 택지를 공급하라”고 압박했다.

고엽제전우회 측은 결국 LH 사장 면담 과정에서 “최대한 배려하겠다”는 답변을 이끌어냈다. “선친의 묘소를 파헤치겠다”는 등의 협박이 있은 후였다. LH는 이후 고엽제전우회 측과 협의를 하는 과정에서 ‘고엽제전우회 감독관청인 국가보훈처가 협조를 해달라고 추천서를 보내주면 보훈단체임을 감안해 택지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국가보훈처도 이 같은 요구에 따라 법적 근거도 없는 추천서를 LH에 보내 고엽제전우회를 측면지원했다. 고엽제후유증 환자지원·단체설립법은 고엽제전우회가 수익사업을 할 경우 국가보훈처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수행할 수 있는 수익사업도 극히 제한돼 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보훈처 담당 실무자들은 ‘승인 절차가 필요 없는 복지사업이고 보훈단체 회원들의 요구가 있어 지원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변명했다”고 전했다.

국가보훈처의 추천서가 도착하자 LH는 이사진 10여명으로 구성된 경영심의위원회를 열고 고엽제전우회 측에 대한 택지공급을 확정했다. 검찰은 “이 역시 법령상 근거는 없었다”며 “공갈로 이뤄진 행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LH 담당자들이 주택조합설립 인가도 없고, 고엽제전우회와 연관돼 보인다는 이유로 아파트 분양사업을 하는 사기업에 택지를 공급하며 기본적인 것을 확인도 안 했다는 것이냐”며 “공갈이나 협박이 아닌 기망·사기 혐의를 주로 적용한 것이 납득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보훈처와 LH 관계자들 사이의 부적절 행위를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진행했지만 그 부분을 명확히 파악하지 못했다”며 “실무자 한두 사람이 내심으로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의사 결정을 하는 LH 사장이 이를 알고 해줬을 거라고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

고엽제전우회 임원이었던 이씨 등은 2013년과 2015년 각각 성남 위례신도시와 오산 세교지구 아파트 택지를 분양받는 과정에서 인분을 뿌리는 등 난동을 피워 고엽제전우회 주택사업단이라고 사칭한 S건설에게 특혜 분양이 이루어지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이 대가로 S건설 대표 함씨에게 아파트 대금을 지급받는 등 각각 6600만~2억3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받기도 했다. 또 고엽제전우회 자금 1억1800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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