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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사투리는 사투리로, 일본어는 일본어로 가자고 마음 먹었다. 사람들이 다 알아들어야 한다는 것은 과연 바른 선택인가 의구심이 들었다”.
창작뮤지컬 ‘아리랑’의 연출을 맡은 고선웅이 1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작품에 사투리와 일본어를 고스란히 차용한 데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이 같이 밝혔다.
고선웅 연출은 “사투리를 쓰면 가사 전달력이 떨어지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극본을 많이 썼다. 수정도 많이 했다. (하지만 그런 중에도) 사투리는 사투리로, 일본어는 일본어로 가자고 마음 먹었다”면서 “김제, 군재 쪽 사투리는 맞깔스럽기 그지 없다. 또 일본어를 쓰는 이들이 들이닥쳐 말이 안통했을텐데 그 불통이 얼마나 힘들었겠나. 당시 그것을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하겠다는 나름대로의 순정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 소설 ‘아리랑’을 뮤지컬화하며 가졌던 부담감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유명한 소설이고 12권이라는 길이도 부담이 많이 됐다. 가장 힘들었던 건 부담을 내려놓는 일이었다”며 “부담을 갖고 소설에 더 충실하려고 하면 할수록 계속 늪에 빠지는 기분이 들었다. 부담을 내려놓고 내가 믿는 소신, 확신을 갖고 밀고 가는 것, 용기를 갖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LED만으로 꾸며진 단출한 무대와 관련해서는 “무대 미학적으로나 음악도 마찬가지고 우리의 정서를 담아내되 동시대 사람들이 격조 있게 느끼게 하고 싶었다”며 “장면전환도 많고 사실적 세트는 어렵다. 영상, 무대 바닥 장치를 활용해 무대는 깔끔하게, 음악은 클래식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또 마지막 장면 연출에 대해 그는 “그렇게 하지 않고는 방법이 없었다. 사죄를 받고 화해하고, 갈등과 슬픔, 편견, 잘못된 것들을 한꺼번에 믹서에 갈듯 싹 없애버리는 장면이다. 산자, 죽은자가 같이 어우러지는 것이 가장 아리랑 작품다운 마무리라고 생각했다. 해결되지 않은 한일 관계에 대해서도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
신시컴퍼니가 제작한 창작뮤지컬 ‘아리랑’은 일제강점기부터 광복기까지 우리 민족의 저항과 투쟁, 해방의 역사를 그렸다. 뮤지컬은 12권짜리 방대한 원작소설과는 달리 1920년대 말까지로 기간을 한정해 감골댁의 가족사를 중심으로 재편했다. 제작비 50억원, 본격적인 준비기간에만 3년이 걸렸다.
연출 고선웅, 작곡 김대성, 음악감독 박칼린, 무대 박동우 등 내로라하는 제작진이 의기투합했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 애쓰는 의식 있는 양반 송수익 역에는 안재욱과 서범석이 번갈아 나선다. 공연은 이날부터 9월 5일까지다. 1544-15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