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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2인자 최룡해 지위 강등…"엘리트 간 견제·균형 위해"

장영은 기자I 2015.03.09 17:27:14

당 중앙위 상무위원→ 정치국 위원으로 강등
"당중앙위 정치국 확대회의서 결정된 듯…향후 권력에서 더 멀어질 가능성도"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북한 김정은 정권의 2인자로 알려진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에서 일반 위원으로 강등된 사실이 확인됐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8일 ‘국제부녀절’(여성의 날) 중앙보고대회 소식을 전하며 보고자로 나선 최룡해 당비서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이며 당중앙위원회 비서’라고 소개했다.

지난달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성절’ 중앙보고대회 당시만 해도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공식 매체들은 최 당비서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으로 호명했다.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노동당의 핵심 의사결정 기구로, 상무위원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룡해 당비서 3명인 것으로 알려졌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 제1비서가 지난달 18일 개최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최룡해를 조직비서에서 해임하고 당중앙위원회에서 근로단체 비서만을 맡게 함으로써 최룡해의 당내 지위가 정치국 상무위원에서 위원으로 낮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당시 북한 매체는 이 회의에서 ‘조직 문제’가 논의됐다고 밝혀 주요 당직 인사가 이뤄졌음을 시사한 바 있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최룡해의 강등에 대해 “작년 하반기에 지나치게 높아진 그의 위상을 상대적으로 낮춤으로서 핵심 엘리트들 간 견제와 균형 구도를 형성하기 위한 것이라는 측면과 그의 직무 변동이라는 관점에서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정은 정권이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의 ‘유일 영도체계’를 굳건히 하기 위해서 당내 엘리트 사이에서도 특정 인사에게 권력이 쏠리지 않도록 균형과 견제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최룡해는 작년 9월경에 국가체육지도위원장이라는 핵심 요직을 맡은데 이어 10월에는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 직책까지 차지하면서 과거 장성택보다 더 높은 지위에 올랐었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올해 들어 김정은의 공개활동에 최룡해가 수행하는 횟수도 현저하게 줄어들어 단순히 그의 지위가 상대적으로 낮아진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향후 권력의 중심에서 더욱 멀어지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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