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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 금리 하락에 따라 달러화를 보유할 상대적인 매력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투자심리 개선으로 달러화 이외 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 증가가 달러화 가치에 대한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말 달러화 가치가 현 수준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소시에테 제네랄 역시 미국 인터콘티넨털익스체인지(ICE) 달러지수가 내년 말 6%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달러 현물 지수는 올해 들어 6% 이상 상승했다. 지난달 5일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를 거둔 영향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세운 대규모 감세 정책과 관세 부과가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금리 추가 인하를 어렵게 할 것이란 판단이 달러화 강세를 자극했다. 미국 수출기업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약달러를 선호했던 트럼프 1기와 달리 최근 트럼프 당선인이 달러를 대체하려는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국가에 대해 경고의 메시지를 날린 점도 달러화 강세를 부추겼다.
달러 강세로 원화·유로화·위안화 등 다른 통화들은 상대적으로 힘을 못쓰고 있다. 유로는 2년 만 최저치로 떨어지며 거의 1대1 수준까지 하락했고, MSCI 신흥시장 통화지수는 4개월만 최저치에서 거래됐다. 중국은 위안화 가치를 2007년 수준인 7.50위안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는 관측이 흘러 나온다.
월가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달러 강세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 출범했던 2016년 달러는 5% 이상 상승했으나 2017년 10% 넘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달러 약세 흐름이 재현될 것이란 전망이다.
모건스탠리 전략가들은 내년 미국 국채 금리가 다른 국가에 견줘 더 빠르게 하락하면서 주요 국가 간 금리 차이가 줄어들 것이라고 판단했다. 트럼프 관세가 미국 경제에 하방압력이 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트럼프 당선인이 예고한 대로 관세가 전방위적으로 부과되고, 보복관세가 연쇄적으로 확산할 경우 미국 경제 역시 안전지대가 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예산적자 확대로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는 점 역시 달러에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미라 챈던 JP모건 글로벌 외환전략 공동수석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치고, 달러화가 상대적인 금리와 성장세 우위를 잃게 된다면 달러화 약세가 매우 커질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연초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과 맞물린 강달러 이후 달러 지수의 순환적 하락이 예상된다”며 “다만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 후퇴와 이에 따른 미국 이외 지역과 금리차 축소가 지연될 가능성 때문에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달러 지수의 견조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