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가 尹대통령에게 건넨 조언은?…대통령 관저서 부부동반 만찬

박종화 기자I 2024.08.12 22:54:16

尹대통령 취임 후 첫 공식만남
MB "정권 재창출 위해선 당정 똘똘 뭉쳐야"
尹 "MB때 바라카원전이 체코원전 수주 토대"
만찬 메뉴론 한우갈비·솥밥…MB 좋아하는 메뉴로 尹이 선정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윤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서 만났다. 이 전 대통령은 정권 재창출을 위해선 당정 단결이 중요하다고 윤 대통령에게 조언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오후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부부 동반 만찬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은 12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에서 세 시간 동안 부부 동반 만찬을 함께했다. 이 자리엔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 내외도 배석했다.

윤 대통령은 관저에 도착한 이 전 대통령 내외를 직접 마중 나왔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님, 잘 계셨느냐”고 묻자 이 전 대통령도 “아이고, 반갑다. 고생이 얼마나 많느냐”고 화답했다.

이날 만찬에선 당정 관계가 화두로 올랐다. 이 전 대통령은 “국회의 극단적인 여야 구도 속에 국민의힘은 야당이나 마찬가지”라며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당정이 하나가 돼 똘똘 뭉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윤 대통령에게 조언했다. 그러면서 “난관을 헤쳐 나가는 길은 대동단결일 뿐”이라고 말했다. 최근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을 두고 대통령실과 여당이 부딪히는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원전 수출을 두고서도 공감대를 쌓았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달 체코 원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데 성공했다. 한국이 원자로를 포함한 한국형 원전을 수출하는 건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을 수주한 이후 15년 만이다.

이 전 대통령은 바라카 원전 수주 당시를 회고하며 “24조 원 체코 원전 수주는 엄청난 쾌거”라고 했다. 또 문재인 정부에서 한국과 UAE 관계가 위기에 처했다며 윤석열 정부가 위기를 수습했다고 치켜세웠다. 윤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께서 UAE 바라카 원전 건설을 수주한 것이 토대가 돼 이번 체코 원전 건설 사업에서 우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성과를 낸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게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께서 소상하게 말씀하신 부분이 큰 도움이 된다“며 ”다음에 다시 날을 잡아 상세하게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만찬 메뉴론 한우 갈비구이·솥밥·소고기 된장찌개가 올랐다. 이 전 대통령 내외 나이를 생각해 소화가 잘 되면서도 이 전 대통령이 좋아하는 음식들로 윤 대통령이 직접 메뉴를 골랐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반찬과 전채로 굴비구이·잡채·해물전·호박전·대하, 전복 잣즙냉채·단호박죽도 올랐다. 대통령실은 이 전 대통령 부인 김옥윤 여사가 최근 발가락을 다쳤다는 소식에 윤 대통령 내외가 동선도 세심하게 챙겼다고 전했다.

2022년 이 전 대통령이 사면된 후 윤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윤 대통령의 부친상 빈소에서 마주한 적이 있다. 다만 공식 석상에서 두 사람이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만찬은 윤 대통령 제안으로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말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을 관저에 초대한 바 있다. 생존 중인 전직 대통령 세 명 가운데 문재인 전 대통령은 아직 용산 대통령 관저를 찾은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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