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홀딩스는 19일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 회장의 선임 절차를 포함한 새로운 지배구조 체제인 ‘포스코형 신(新) 지배구조 개선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개정된 룰은 현직 CEO가 연임에 도전할 경우 단독 우선 심사 기회를 부여하는 이른바 ‘셀프 연임’ 규정을 없애는 것이 골자다.
그동안 포스코는 현직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히면 단독으로 우선 심사를 받을 기회를 부여했다. 이후 CEO 후보추천위원회가 한 달간 심사를 거쳐 적격 판단을 내리면 단독 후보로 주총에 안건을 올려 통과 시 연임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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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사회에선 현직 회장의 연임 우선 심사제를 폐지했다. 현직 회장의 연임 의사 표명 여부와 관계없이 임기 만료 3개월 전에 회장 선임 절차는 시작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신임 회장 후보군 발굴을 위한 승계 카운슬도 자연스럽게 폐지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CEO 후보 추천위원회(후추위)’가 회장 후보군 발굴과 자격심사 기능을 수행하게 됐다.
또 후추위에서 발굴한 회장 후보군에 대한 객관적인 자격심사를 위해 외부의 저명인사로 구성된 ‘회장후보인선자문단’ 제도도 도입했다. 회장후보인선자문단의 평가의견은 회장 후보들의 자격심사에 반영된다.
아울러 포스코홀딩스 이사회는 회장 후보군의 자격요건을 구체화하고 사전 공개해 대외적인 투명성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회장 후보군의 자격요건으로는 △경영 역량 △산업 전문성 △글로벌 역량 △리더십 △청렴성·윤리(Integrity·Ethics)의 5가지 항목으로 구체화하고 회장 선임 절차를 시작하면 5가지 항목에 대한 상세 기준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번 지배구조 개선에 맞춰 최 회장의 연임 의사 표명과 무관하게 오는 21일 임시 이사회를 개최해 ‘CEO 후보 추천위원회’ 운영을 의결하고 내년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선임할 회장 인선 절차에 바로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선 최 회장이 임시 이사회 개최일 안팎으로 연임 도전 여부를 결정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만약 최 회장이 연임 입장을 표명할 경우 역대 회장 중 첫 3연임 도전이 된다. 2018년 7월 포스코그룹 회장에 오른 최 회장은 2021년 3월 연임에 성공해 5년 5개월째 회장직을 맡고 있다. 퇴진을 선택하면 역대 포스코 회장 중 처음으로 임기를 마치고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 앞선 권오준 전 회장이나 정준양 전 회장도 연임까지는 성공했으나 임기를 마치지는 못했다.
포스코 안팎에서는 차기 회장에 대한 하마평이 속속 흘러나오고 있다.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과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광양제철소장을 지낸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 원장을 비롯해 외부 인사인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등이 언급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 회장의 연임 의지가 상당하다는 시각도 있다. 이차전지(배터리) 소재 분야의 과감한 투자로 포스코그룹이 기존 철강 중심에서 벗어나 친환경 미래소재 기업으로 탈바꿈했고 그룹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기업가치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최 회장이 이사회를 앞두고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이 같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1일 두 차례에 걸쳐 포스코홀딩스 주식 7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최 회장은 700주의 주식을 3억710만원에 사들였다. 이로써 최 회장이 보유한 포스코홀딩스 주식은 3338주에서 4038주로 늘어났다. 주식을 매입한 지난 11일 최 회장은 박태준 명예회장의 묘소를 찾아 조용히 참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