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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쓰고 비닐장갑 끼고'..."이런 투표 처음이지?"

김소정 기자I 2020.04.10 15:29:15

코로나19 시대 사전투표 체험해보니
투표사무원 "1m 거리두기 준수하세요" 지속 강조
마스크 미착용ㆍ고열 유권자는 임시기표소에서 투표
투표 도장 통한 감염 우려로 투표확인증 배부

[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의 막이 올랐습니다. 10일부터 사전투표가 시작됐습니다. 11일까지 진행하는 사전투표를 하지 않은 유권자들은 선거당일인 15일에 투표를 다시 할 수 있습니다.

소공동주민센터에서 투표를 위해 줄 선 유권자들 (사진=김소정 기자)
10일 사전투표에 직접 참여했습니다. 이날 저의 위치는 서울 중구 통일로 인근이었습니다.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투표소를 검색해보니 중구 소공동주민센터로 나오더군요. 사전투표율이 높다는 보도를 보고 점심시간을 피해 오후 1시 20분께 주민센터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눈치게임에 실패했습니다. 이미 엄청난 인원이 줄지어 있었는데요. 투표 사무원이 갑자기 제 쪽으로 오더니 “대기시간은 20분입니다”라고 친절히 알려주셨습니다.

투표소 들어가기 전, 발열체크 후 소독제를 발라야 한다. (사진=김소정 기자)
이번 투표는 코로나19 사태로 지켜야 할 게 많습니다. 마스크 착용은 기본이고 투표소 내부에서 대화 자제 △1m 이상 거리 두기 등이 있는데요. 투표사무원이 밖에서 대기하는 유권자들의 거리가 조금이라도 가까우면 “1m 거리 유지하세요”라며 떨어트려 놨습니다.

임시기표소 (사진=김소정 기자)
투표소는 주민센터 4층. 1시 31분, 건물에 들어가기 전 투표사무원이 발열검사를 했습니다. 측정 결과 제 체온은 35℃를 약간 넘었습니다. 체온측정 이후 투표사무원은 소독제까지 손바닥에 뿌려줍니다.

체온이 37.5℃가 넘거나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유권자들은 건물 밖에 설치한 임시기표소에서 투표를 합니다. 임시기표소에서 유권자의 투표가 끝나면 투표사무원들이 곧바로 소독을 하니 혹시나 투표하러 갔다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을까라는 우려는 안해도 될 것 같습니다.

투표소에서 1m 거리두기 (사진=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1층부터 4층까지 유권자들과 함께 1m 거리를 유지하며 대기했습니다. 계단에 ‘1m 사회적 거리두기’ 스티커 위에 서 있으면 됩니다. 투표소에 도착한 지 약 17분이 지난 1시 37분께 투표를 하는 4층에 도착했습니다. 이때 투표사무원이 일회용 비닐장갑을 줍니다. 양손에 비닐장갑을 착용하고 투표소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투표소 들어가기 전 받은 일회용 비닐장갑 (사진=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투표소는 관내와 관외로 나뉩니다. 저는 서울 중구에 거주하지 않기 때문에 관외 쪽으로 안내를 받았습니다. 중구 거주자는 관내로 안내받고요. 신분증을 제시하고 서명 기기에 제 이름을 썼습니다. 투표사무원이 제 지역구를 확인한 후 지역구 후보를 찍는 투표용지와 비례정당 투표용지를 건넵니다.

저는 기표소에 들어가 투표를 한 후 잘 접어 제가 거주하는 지역구에 보낼 봉투에 담았습니다. 지금까지 순탄하게 오다가 봉투를 밀봉하는 과정에서 애를 먹었습니다. 미끄러운 비닐장갑 때문에 봉투에 붙은 양면테이프를 떼기가 어려웠는데요. 겨우 테이프를 뜯어내고 밀봉한 후에야 투표함에 봉투를 넣을 수 있었습니다.

이어 투표 인증을 위해 투표확인증을 받으러 갔는데요. 투표를 마치고 투표사무원에게 요구하면 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투표 인증샷’이라는 제목으로 투표확인증이 많이 올라오고 있는데요. 지난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손목 투표 도장으로 인증을 대신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19 사태로 도장을 통한 감염 가능성이 우려돼 많은 유권자들이 신체에 도장을 찍는 대신 투표확인증을 발급받고 있습니다.

참고로 인증샷을 남기고 싶다고 기표소 내에서 사진촬영을 하면 절대 안 됩니다. 또한 투표지 촬영도 안 됩니다. 기표소에서 투표지를 촬영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4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받습니다. 만약 자신이 기표한 투표지를 공개할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투표 후 정해진 구역에서 일회용 비닐장갑 버리면 된다. (사진=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투표소를 나오면 비닐장갑을 버리는 곳이 따로 마련돼 있는데요. 조심히 장갑을 벗어 쓰레기봉투에 넣으면 됩니다. 장갑을 벗으니 손에 땀이 흥건했습니다. 건물 밖으로 나오니 오후 1시 54분, 줄을 서 투표까지 마무리하니 34분의 시간이 걸렸네요. 투표 사무원들의 철저한 역할분담과 우왕좌왕하지 않고 차분하게 질서를 지키는 유권자들의 모습이 빛나는 사전투표 첫날이었습니다.

투표 후 받은 투표확인증(사진=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10일과 11일 사전투표 기간에는 전국 어떤 투표소를 가도 투표가 가능하지만 15일 선거일에는 지정된 투표소에서만 투표가 가능합니다. 투표소는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와 포털사이트에서 인적사항을 입력 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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