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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40분간 청와대에서 밴드 결성 이후 43년만 첫 내한공연을 위해 한국을 찾은 보노를 접견했다. 이날 만남은 한국 정부의 국제사회 질병 퇴치 기여에 대해 사의를 표하는 차원에서 보노가 요청함에 따라 이뤄졌다. 노래를 통해 평화와 평등의 메시지를 전파하는 사회운동가로 유명한 보노는 빈곤·질병 퇴치 캠페인에 적극 나서며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른 바 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보노가 공연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바라는 메시지를 내준데에 고마움을 전했다. 이는 최근 북한이 폐기를 약속했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다시 실험에 나서는 등 북미간 갈등 수위가 높아지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앞서 U2는 전날 공연에서 아일랜드와 영국간 무력분쟁과 비폭력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Sunday Bloody Sunday’를 오프닝곡으로, 베를린 장벽 붕괴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One’을 엔딩곡으로 공연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 “‘Sunday Bloody Sunday’는 아일랜드의 상황을 노래했던 것이었지만 우리 한국전쟁이 발발한 날도 일요일이었다”며 “독일의 통일 이후 우리 한국 국민들도 남북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그런 열망이 더욱 강해졌다”고 했다.
보노도 한반도 평화를 위한 문 대통령의 역할에 경의를 표했다. 보노는 “대통령께서 평화가 단지 몽상이 아닌 정말 실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끝까지 굳은 결의를 갖고 임하시고 계신 것을 잘 알고 있다.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보노는 “음악은 힘이 있다”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남북 음악인들이 큰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전날 김정숙 여사는 U2의 공연을 직접 관람하고 보노와 환담을 나눴다. 김 여사는 보노에게 “한반도에서 70년간 적대관계가 있었지만 지난 2년간 많은 진전도 있었다. 평화를 향해 가야 할 길이 멀지만 꼭 이루리라 희망한다”며 “한반도 평화를 갈망하는 U2의 노래를 듣게 되었으면 하는 깊은 소망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