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發 '유승민 러브콜' 후폭풍, 바른미래·한국당 모두 반발(종합)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오른쪽)이 지난해 12월 7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단식농성 중인 손학규 대표를 찾아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유승민 러브콜’을 두고 바른미래당 당권파가 집단 반발했다.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나 원내대표와 만나거나 통화한 적이 없다”며 애매한 답변을 내놨다. 당장 한국당 내 강경 보수 성향인 김진태 의원도 반발했다.

바른미래당은 7일 나경원 원내대표가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언급한 “유승민 의원과 통합 안 하면 한국당의 미래는 없다. 유 의원이 서울에 (한국당으로) 출마하면 얼마나 좋겠나”라는 내용으로 온종일 진통을 겪었다. 나 원내대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유 전 대표와 통합할 시점으로 “손학규 대표가 바른미래당을 나가 당이 ‘정리’된 뒤”라고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했다.

이 소식을 들은 바른미래당 특히 당권파를 중심으로 발칵 뒤집어졌다. 손 대표는 이날 최고위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그 기사를 보고 유승민 의원·유승민 계열과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한국당 간 ‘구체적인 얘기가 많이 진행되고 있구나’라는 걸 느꼈다”며 “그렇지 않으면 한국당 원내대표가 그런 이야기를 하겠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유 의원도 솔직히 얘기를 해야 한다”며 “(주대환 전 혁신위원장이 폭로한 것과 달리) ‘나는 손학규 퇴진을 얘기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말고 제대로 (입장 표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병호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최고위에서 “나 원내대표가 바른미래당을 또다시 스토킹했다”며 “나 원내대표가 바른미래당을 집요하게 따라다니는 스토커 노릇을 계속한다면 한국당을 상대로 ‘접근금지 신청’을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임재훈 바른미래당 사무총장도 해당 기사의 구절을 읽은 뒤 “나 원내대표는 죄송한데 잠꼬대 같은 말을 더 이상하지 말고 한국당이나 제대로 추슬러라”고 비꼬았다.

바른미래당이 집단 반발에 나섰지만 나 원내대표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나 원내대표 역시 기자들과 만나 “(해당 발언은) 평소 생각이다. 다른 특별한 시기적 배경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가 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말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더해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두고서도 “늘 열린 자세로 우리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우파의 가치를 같이 할 수 있는 분이라면 함께하는 게 맞다”고 우회적인 러브콜을 보냈다.

유 전 대표는 반박 자료를 내놨다. 그는 “저는 나 원내대표를 만난 적도 통화한 적도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한국당 행에 관한 생각은 밝히지 않았다. 유 전 대표를 둘러싼 불씨는 한국당으로 옮겨붙는 모양새다.

당장 강경 보수 성향인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월권이고 개인의견”이라며 “이 분(유 전 대표)은 그냥 가만두면 된다. 우파통합은커녕 그나마 겨우 숨이 붙어 있는 당이 또 쪼개져야 되겠느냐”며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