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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이랜드킴스클럽에 따르면 이 회사는 ‘가시제로’ 생선 시리즈 제품으로 기존 노르웨이 순살 고등어에 이어 오만산 갈치와 미국산 가자미 2종을 최근 새롭게 출시했다. 내달 미국산 장문볼락·임연수, 국산 고등어까지 더해 총 6종으로 제품군을 확대할 예정이다. 가시제로 시리즈는 생선 가시를 99% 발라낸 제품이다.
이랜드 가시제로 시리즈의 시작은 2023년 10월 출시한 고등어 제품이다. 별도 마케팅 없이 입소문만으로 월 매출 2000만~3000만원을 기록하며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었다.
인기 요인은 가성비다. 통상적으로 가시 제거 생선은 일반 제품에 비해 비싸다. 가시를 최대한 제거하기 위해서는 수작업이 필요해 원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미세한 잔가시까지 제거하려면 숙련된 전문가가 직접 작업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가시제로 시리즈는 타 브랜드 제품 대비 싸다. 실제 가시제로 제품의 정상가는 600g 기준 1만 1190원으로, 행사 시 9990원이다. 60~70g짜리 생선 간편식(HMR)을 한 팩당 5000원 수준으로 판매하는 타 브랜드와 비교하면 엄청 저렴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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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가 가시제로 시리즈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건 ‘제3국 해외임가공’ 덕분이다. 이랜드는 자회사 이랜드팜앤푸드를 통해 원물은 노르웨이, 오만, 미국 등 최적의 산지에서 직접 매입하고, 베트남의 가공공장에서 손질 후 한국으로 들여오고 있다. 내달 출시를 앞둔 국산 고등어도 베트남에서 가시 제거를 거친 후 다시 국내로 들여온다.
일반적으로 국내 유통업계에선 중간 벤더를 통해 해외에서 원물을 확보한 후 현지에서 가공해 들여오거나, 원물을 수입해 국내에서 가공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랜드는 다른 길을 택했다. 물류비용을 감수하더라도 인건비가 저렴한 베트남에서 가공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 결과적으로 인건비 절감이 물류 비용을 충분히 상쇄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뼈를 녹이기 위해 산(酸)이나 별도 화학 처리를 하지 않는 순수한 물리적 방식을 적용했다”며 “베트남 위탁 가공을 통해 국내 가공 대비 비용을 20~30% 낮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산 상품기획자(MD)가 직접 베트남내 수십 곳의 후보 업체를 검수하며, 현지의 각종 위생 기준을 충족하는 최적의 파트너사를 발굴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전략은 이랜드가 지난 45년간 패션 사업에서 축적해온 글로벌 소싱과 공급망 관리(SCM) 역량에서 비롯됐다. 패션 업계에서 원단을 세계 각지에서 조달하고 인건비가 낮은 국가에서 생산하는 방식을 식품으로 확장한 셈이다.
이랜드는 생선에 이어 견과류로도 제3국 해외임가공 방식을 확대할 계획이다. 오는 9월 미국산 캐슈넛과 피스타치오를 베트남에서 로스팅·소포장해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패션 사업에서 쌓은 글로벌 소싱 역량은 이랜드만의 독보적인 자산”이라며 “이를 활용해 품질과 가격을 모두 만족시키는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고객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낮추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