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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과 밥 케이시의원은 지난 5일 미국 최대 슈퍼마켓 운영업체 크로거의 로드니 맥멀런 최고경영자(CEO)에게 전자 가격 표시판 도입에 대해 질의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 기술이 수요가 높은 품목의 가격 인상을 쉽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또한 크로거가 경쟁사 앨버트 인수에 성공하면 기업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며 우려를 전했다.
CNBC는 “경합주 민주당 당원들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으로 인해 커진 기업들에 대한 불만을 선거에 이용하려 한다”며 “이는 공화당이 물가 상승의 원인을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 실패 탓으로 돌리려는 시도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두 후보 모두 ‘인플레이션 퇴치’를 주요 선거 공약으로 삼은 건 이번 선거에서 고물가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높다는 점을 방증한다. 소득 수준, 지역과 정당에 관계 없이 식량과 가스, 주거 비용에 대해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얘기다. 실제 6월 식료품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1% 상승, 수십년 만에 최고 수준을 찍고 완화했다. 그러나 외식과 식료품 가격은 여전히 2019년과 비교해 20%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소비자들은 여전히 고물가에 민감하다.
정치권은 선거를 앞두고 고물가에 대한 책임 공방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런 분위기와 맞물려 외식·식료품 업계를 향한 압박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18달러짜리 빅맥 세트로 논란에 휩싸였던 맥도날드가 최근 정치권의 주된 표적이 된 게 대표적인 예다. 공화당원들은 고물가에 지친 유권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맥도날드의 햄버거 세트 급등의 원인을 바이든 정부의 경제 정책과 무리하게 연결시켰다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조 얼링거 미국 맥도날드 사장은 최근 공개 서한에서 선거 주기를 언급하며 “앞으로 몇 달 동안 지역 맥도날드의 가격이 논쟁의 주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케이트 램버턴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 마케팅 교수는 “생활비 상승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약속은 논쟁이 많은 시기에 안전한 선거운동 이슈”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비판을 피해가려면 가격 인상 이유를 더 잘 설명하거나 공급업체와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