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류지 분양은 만 19세 이상 개인 또는 법인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조합에서 정한 최저가격 이상으로 입찰가를 제출해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한 사람이 낙찰받는다. 공개경쟁입찰 방식이어서 청약통장도 필요 없다. 조합원 매물이기 때문에 전매 제한도 없다. 따라서 일반 청약과 달리 ‘아는 사람만 아는’ 로또로 통했다. 보류지는 그동안 입찰에 성공하기만 하면 무조건 시세 차익을 볼 수 있다며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보류지 몸값 낮추기’가 비수도권부터 시작해 서울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
하지만 이번에도 매각이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보류지는 지하철 녹번역과 거리가 있고 백련산 쪽으로 있어 단지 내에서 아주 좋은 입지는 아니다”며 “현재 같은 평형대로 9억원 정도에 급매물이 나와 있다”고 말했다.
태릉 해링턴플레이스(태릉현대아파트 재건축조합)도 7차례에 걸쳐 보류지 12가구 매각을 추진했지만 여전히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결국 입찰 가격을 내렸다. 조합은 전용 84㎡(2가구)의 아파트 입찰 가격을 13억원에서 12억7400만원으로 내렸다가 이번에는 12억6000만원으로 낮췄다. 전용 59㎡(5가구)도 9억3000만원에서 9억원으로, 74㎡(5가구)도 11억원에서 10억6000만원으로 내렸다.
주택 시장이 좋지 않다 보니 결국 물량을 털어내기 위해 입찰 가격을 큰 폭으로 내려 매각한 사례도 있다. 수색13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의 ‘DMC SK뷰 아이파크 포레’ 보류지 22가구다. 이 단지 최저 입찰가격은 59㎡ 7억2550만~8억450만원, 76㎡ 8억7000만원, 84㎡ 9억4000만~9억5000만원, 102㎡ 9억7900만원이다. 현재 이 아파트 분양권 호가는 59㎡가 9억3000만~12억5000만원, 84㎡은 13억5000만원 수준이다. 전용 59㎡는 최종 낙찰가격은 8억1100만~9억6000만원 수준이다. 이어 84㎡도 9억8600만~12억원 가량인데 분양권 호가와 비교해 큰 차이를 나타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조합 입장에서도 추가 하락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가격이 더 내려가기 전에 서둘러 털자는 심리가 커질 수 있다”며 “결국 보류지도 시장을 바라보는 수요자와 공급자의 시각이 작용한다는 점에서 시장의 큰 흐름을 벗어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