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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 "이젠 고수익 선박 골라 수주"…선가도 상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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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영 기자I 2021.07.28 16:14:17

클락슨 신조선가지수, 2009년 이후 최고
수주잔고 2년치 확보 이후 상승세 본격화
후판가 상승 부담 있지만 수익성 개선 가능성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수주 잔고가 2.5년을 넘어가는 순간부터 선가 협상력이 선주에서 조선사로 넘어올 수 있습니다.”

지난 4월 말 한국조선해양이 1분기 실적 기업설명회(IR) 컨퍼런스콜에서 예고한 선가 상승이 현실화하고 있다. 새로 건조하는 선박 가격 흐름을 보여주는 신조선가지수가 12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을 뿐만 아니라 국내 조선 3사가 주력하는 선종의 가격도 오르고 있다.

원가 20%가량을 차지하는 후판 가격이 오르고 있어 부담으로 작용하지만 이미 도크(dock)를 채운 조선사가 수익성이 높은 프로젝트 위주로 선별 수주에 나서면서 점차 실적도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8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조사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신조선가지수는 23일 기준 전주 대비 1.6포인트 상승한 142.76으로 2009년 8월14일 147.98 이후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조선가지수는 1998년 전 세계 새로 건조되는 선박 가격 추정치 평균을 100으로 지수화한 값이다.

선박을 건조하는 도크가 비어 있을 땐 조선사는 고정비 부담을 고려해 수익성이 낮은 선박 수주라도 받아들이지만 도크를 채운 후엔 저가에 수주할 이유가 없어진다. 통상 업계는 수주잔고가 2년 이상일 때 도크를 채웠다고 본다.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모두 최소 2년치 이상의 수주잔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조선사 도크가 채워지면서 선가가 장기 상승 국면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2021년은 7월23일 기준, 단위=포인트, 자료=클락슨리서치
한국조선해양(009540)삼성중공업(010140), 대우조선해양(042660) 등 국내 조선 3사가 주력하는 선종 가격도 상승세다. 23일 기준 17만4000㎥급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은 지난해보다 4.3% 상승한 1억9400만달러, 1만3000~1만4000TEU(1TEU는 6m여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은 같은 기간 33.3% 오른 1억3600만달러로 집계됐다. 초대형원유운반선(VLCC)도 1억10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18.1% 올랐다. 이들 선종 가격은 직전 최고 가격 대비 70% 이상 수준을 회복했다.

최근 본격화한 선가 오름세는 선박을 건조하는 데 필요한 강재인 후판 가격 상승 부담이 커진 조선사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는 신조선가가 9% 이상 오르면 철강사의 후판가 인상 부담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1일 2분기 실적에 하반기 상승 가능성이 커진 후판가를 선반영해 9000억원에 육박하는 충당금을 쌓았다고 발표했다. 후판가가 최소 60% 이상 오를 것이라는 추정이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역시 이에 상당하는 규모의 충당금을 2분기에 설정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전 세계적으로 발주가 많지 않아 당장 몇 도크가 비어 있지만, 지난해 4분기 이후 수주 물량을 건조하기 시작하는 2022년부터 도크가 채워질 것”이라며 “수익성이 높은 선박과 프로젝트 위주로 선별 수주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형 조선사가 2년치 이상의 수주잔고를 확보한 지난 1분기 말부터 선별 수주에 나설 환경이 조성됐다”며 “후판값이 오르기 전 계약된 옵션 물량이 소화된 후 4분기부터 선가 인상이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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