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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내외는 이날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아트홀에서 발달장애인예술단 ‘그랑’의 연극공연 ‘군산, 1919년 그 날’을 관람하고 발달장애인 배우들을 격려했다. 이번 연극 관람은 사회적 편견을 넘어 지역사회 일원으로 능동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회적 취약계층을 격려하고 발달장애인 평생케어종합대책 발표 이후 추진상황 점검하며 포용국가 정책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연극은 1919년 일제 강점기 시절 군산에서 있었던 만세 운동 배경으로 한 것이다. 그랑은 발달장애인 비영리학교인 산돌학교에서 창달한 전문공연팀으로 배우들은 발달장애인 학생들이다. 이보미 산돌학교 교감에 따르면, 발달장애인 배우들은 대사를 외우는데 6개월, 서로 대사를 주고받은 6개월이 각각 걸렸다.
노타이 정장 차림으로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공연장에 들어선 문 대통령은 객석 맨 앞 줄 휠체어에 앉아있는 여성 장애인 손을 잡아주거나 다른 관객들과도 악수를 나눴다. 문 대통령의 등장에 객석 뒤쪽에 앉아있던 한 발달장애인은 “문재인 대통령님”이라고 외친 뒤 양 손으로 하트를 만들고는 “문재인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제발 좀 나라를 잘 만들어주세요”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오른손을 흔들며 화답해줬다.
문 대통령은 30분간 공연을 관람한 뒤 기립박수로 배우들을 응원했다. 이어 김 여사와 무대에 올라 배우들에게 직접 목도리를 걸어주면서 악수를 나눴다. 이날 선물한 목도리는 위안부 할머니 심리치료 과정에서 탄생한 미술작품을 활용해 생산한 것이었다.
문 대통령은 “아주 특별한 공연이었고 감동적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바쁘게 왔다갔다하다 보니까 요즘 새해 인사해야 되는 때라는 걸 생각하지 못했어요”라며 “공연 보면서 마음의 여유가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인사말을 하는 도중에 한 발달장애인이 계속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대통령님 저 한 번만 만나주세요”라고 외쳐 문 대통령이 “하하하 그래요”라며 웃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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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3.1독립운동이나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이끈 분들이 그 자체만으로도 존경스럽지만 특별히 존경스러운 것은 그 때가 1919년인데 조선왕조가 무너진 지 9년밖에 안됐다. 그 때 독립하자면 ‘잃어버린 우리 왕조를 되찾자’ 하는 게 고충일 것”이라면서 “그 때 3.1 운동과 대한민국정부를 이끈 선조들은 국민주권을 선언하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선포를 했다. 대단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 “내년이면 국민주권과 민주공화국을 선포한 지 100년이 된다. 단순한 이상이나 목표에 그치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다 함께 평등하고 존엄한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우리 정부가 추구하고 있는 포용국가”라면서 “가장 차별을 받아왔고, 배제돼왔던 분들이 함께 어울려서 누구나 똑같은 권리를 누리면서 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되는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버스와 지하철을 안전하게 탈 수 있도록 요구하는 장애인 권리투쟁과 관련, “비장애인들에게는 권리라고 말할 필요도 없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면서 “그런데 장애인들은 그걸 권리라고 하면서 보장해달라고 투쟁한다. 말이 안된다.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내년도 장애인 예산 증액과 장애인연금 인상, 장애인등급제 폐지 등을 설명하면서 “아마도 여전히 부족할 것 같다. 더 노력을 해 나가겠다”며 “그러나 정부 힘만 가지고 되는 건 아니지 않겠는가. 우리 사회가 함께 힘을 모아 줘야 할 것 같다”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