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민 기자] 기초 행정 단위인 동을 2~3개 통합한 ‘대동(大洞)’제가 도입된다. 운영이 부실한 정부위원회는 통합되거나 폐지된다.
21일 행정자치부는 대통령업무보고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 혁신 방안을 공개했다. 행자부는 기존 읍면동보다 행정과 예산 운영상의 자율권을 부여하되, 성과에 대해서 책임을 지는 ‘책임 읍면동제’를 실시하고 ‘시 본청-일반구-읍면동’으로 이어지는 중층 행정구조로 인한 비효율을 해소하기 위해 2~3개 동을 묶어 대동(大洞)을 설치하기로 했다.
아울러 주민 감소에도 불구하고, 역사성·면적 등을 고려해 유지해 온 2~3개 면사무소를 통합해 1개는 행정면으로 운영하고, 나머지 면사무소는 복지서비스 제공에 집중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행자부는 2017년까지 복지담당 공무원을 4823명 확충해 읍면동에 집중 배치하고 사회간접자본(SOC)·국토 개발 등 기능이 감소한 분야 인력은 보강이 필요한 분야로 재배치하기로 했다.
지자체 재정 및 행정 투명도가 강화된다. 행자부는 지자체가 설립한 종합운동장·박물관 등 공공시설 운영 상황을 전면 공개할 방침이다. 또 지자체 공공시설에 대한 운영 실태를 조사해 수익구조를 분석·공개함으로써, 주민이 쉽게 알고 타 지자체와 비교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지방세 체납 상황 등 분야별 재정 순위도 공개된다.
지방공기업 혁신 작업도 본격화된다. 행자부는 지방공기업간 유사·중복 기능 통·폐합을 추진하고, 설립 요건을 강화해 지방공기업 신설을 최대한 억제하기로 했다. 매년 적자 운영 등 부실 공기업은 정상화를 유도하거나 퇴출시킬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할 계획이다. 지방공기업 부채도 지속적으로 줄여나갈 방침이다. 사업 구조조정 및 원가 절감 등을 통해 부채 규모가 큰 26개 지방공기업 부채비율을 매년 10%씩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행자부는 중점관리대상 지방공기업 부채비율을 오는 2017년 120%대로 낮춘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기준 이들 공기업 부채비율은 150%다.
이와 함께 행자부는 정부 신설 기구와 정원은 일정 기간 운영 후 그 성과에 따라 정규화를 결정하는 ‘신설기구 성과평가제’를 도입하는 등 성과 중심으로 조직관리 체계를 개선하기로 했다. 연간 회의 실적이 2회 미만인 부실한 정부위원회를 통합·폐지하고, 운영 현황을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등 정부위원회의 20% 정도를 정비해 나갈 계획이다.
정종섭 행자부 장관 “과거에 설치된 각종 위원회 중에서 시대적 흐름에 따라 존재 필요성이 사라졌거나 제기능을 할 수 없는 곳이 있다면 과감히 폐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