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빅5' 건설사 3분기 실적 희비…삼성물산 '껑충' vs 대림산업 '뒷걸음질'

김동욱 기자I 2013.10.29 18:22:08

현대건설, 해외공사 본격 추진…누적 영업익 12%↑ '선방'
대우건설, 주택 공급 2조 매출
GS건설, 적자 폭 줄이는 데 만족

[이데일리 김동욱 기자] 올해 3분기 실적 성적표를 내놓은 대형 건설사들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국내 ‘빅5’ 건설사 가운데 현대건설·삼성물산·대우건설 등 3개사는 지난해보다 양호한 실적을 거둔 반면 대림산업·GS건설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실적(K-IFRS 연결기준)을 공시한 상장 대형 건설사 5곳(포스코건설 제외) 중 현대건설·삼성물산(건설부문)·대우건설 등은 작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1~3분기 누적)이 모두 늘었다. 저가 수주에 발목이 잡혀 해외시장에서 손실이 발생하면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수익성이 상당 부분 개선됐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삼성물산 실적 ‘괄목’…현대건설·대우건설도 ‘선방’

대형사 중에서는 업계 2위 삼성물산(건설부문)의 실적 개선이 눈에 띈다. 삼성물산은 3분기 총 3조380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67.4% 증가한 것이다. 3분기 누적 매출은 9조1507억원으로 49.8% 늘었다. 해외에서 일감을 많이 따낸 영향이 크다. 삼성물산은 올해 해외에서 15건의 공사를 따내 총 99억9000만달러의 수주고를 올렸다. 이 회사는 해외 수주 실적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몽골 철도 건설공사와 싱가포르 탄종파가(Tanjong pagar) 복합 개발 등 해외 대형 프로젝트 공사가 본격화되면서 매출은 물론 영업이익도 늘었다. 3분기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143% 증가한 985억원, 누적 영업이익은 7.8% 증가한 2452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1위인 현대건설은 작년보다 6.5% 증가한 3조5349억원(6.5% 증가)의 3분기 매출을 올렸다.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9조8669억원으로 7.2% 늘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5853억원으로 작년보다 11.8% 증가했다. 15억달러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마덴 알루미나 제련 공사 등 해외 대형 공사가 본격적으로 추진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우건설도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이 회사는 3분기 총 2조6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작년보다 9.8% 줄어든 것이다. 반면 3분기 누적 매출은 6조3487억원, 영업이익은 32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3%와 9.3% 증가했다. 주택·건축부문이 효자 역할을 했다. 이 부문에서 작년보다 27% 증가한 2조750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대우건설은 올해 3분기까지 1만1602가구를 공급했고 4분기에는 추가로 1만4886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주택사업은 마진율이 높은 만큼 주택 자체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게 회사 방침이다.

◇ 판관비 축소·저가 수주 손실 해결 주력

반면 업계 4위인 대림산업과 6위 GS건설은 올해 3분기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한 GS건설은 3분기 적자 폭을 줄인 것에 만족해야 했다.

대림산업(건설부문)은 올해 3분기 1조698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작년보다 19.8% 감소한 것이다. 누적 매출(5조2788억원) 역시 작년보다 2.3% 뒷걸음질쳤다. 누적 영업이익은 2727억원으로 같은 기간 8.1% 줄어 매출 실적보다 감소 폭이 컸다. 주택 경기 침체로 건축부문에서 타격을 받은 데다 원가율이 높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건설부문의 올해 원가율은 89.3%로 작년보다 0.5%포인트 늘어났다.

GS건설의 경우 3분기 매출(2조4292억원)은 작년보다 1.17% 늘었지만 영업이익(-1047억원)은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적자 규모는 직전 분기보다 450억원가량 줄어 2분기 연속 적자 규모를 축소했다. 올해 누적 영업손실은 7993억원에 달한다. GS건설은 내년 상반기에는 영업이익이 소폭 흑자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보다 올해 대형사들의 실적이 소폭 개선된 것은 최근 건설사들이 판관비(판매관리비) 축소 등 리스크 관리에 주력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지난해 실적이 워낙 저조해 기저효과가 반영된 영향도 크다. 다만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해외시장의 경우 당장 원가율 개선이 어려운데다 먹구름이 드리운 국내 주택시장 역시 내년에 회복세로 접어들지 점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건설사들이 재작년부터 저가 수주로 발생한 손실을 적극 처리하면서 올해 들어서는 리스크 요인이 줄면서 수익이 생겼다”며 “다만 내년 국내 주택 경기가 불투명하고 해외시장에서도 당장 원가율 개선이 어려워 실제 회복 여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및 각 건설사 취합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