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AI 벤처투자 유치 세계 9위…글로벌 시장 비중 1% 그쳐

김소연 기자I 2025.12.17 12:00:00

상의, AI 벤처투자 통계 분석
AI분야 VC 72%가 美 기업에 투자
美 xAI에 110억달러 투자자금 유입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전 세계 벤처투자 자금의 72%가 미국 인공지능(AI) 기업에 쏠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기업에 유입되는 AI 벤처투자 자금은 세계 9위 수준으로, 글로벌 시장 비중은 1%에 그쳤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7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운영하고 있는 AI정책저장소(AI Policy Observatory)의 벤처투자(Venture Capital) 통계를 분석, 발표했다. 분석 결과 올해 3분기까지 전 세계에서 AI분야에 투자된 벤처투자액은 총 1584억달러(약 233조5000억원)로 10년전 400억달러(2015년)에 비해 약 4배 증가했다. 전체 벤처투자액 중 AI분야에 투자된 비중은 2015년 20%에서 2025년 55.7%까지 급증했다. 생성형 AI가 본격화된 2023년을 기점으로 급증했으며, 글로벌 벤처투자의 절반 이상이 AI로 집중되고 있다.

국가별로 보면 올해 AI분야 벤처투자액 1584억달러 중 72%인 1140억달러가 미국 기업에 투자됐다. 2024년에는 해당비중이 64.4%였는데 쏠림은 더욱 심화됐다. 올해 AI분야 벤처투자 유치 2위 국가는 영국으로 115억달러를 기록했고, 3위는 90억달러의 중국이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15억7000만달러로 9위를 기록했다. 한국 기업의 자금 유입 규모는 미국의 73분의 1, 영국의 7분의 1, 중국의 6분의 1 수준이다.

상의 관계자는 “AI분야 유망 스타트업을 향한 글로벌 투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국내로 들어오는 투자 규모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투자는 결국 시장이 느끼는 기업의 매력도와 경쟁력의 결과인 만큼, 우리가 얼마나 많은 유망 AI기업을 만들어내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OECD AI정책저장소 통계는 AI 기반 제품 및 서비스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및 비상장 벤처기업이 전세계 VC로부터 투자유치한 금액을 기준으로 한다. 올해 투자액은 1~3분기까지의 누적 데이터로 지난 10월에 발표됐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메가딜(Mega Deal)’이라 불리는 초대형 투자 사례가 빠르게 등장하고 있다. 2024년에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벤처투자를 받은 기업은 ‘xAI’였다. 미국의 생성형 AI 스타트업인 ‘xAI’는 작년 한 해 총 110억달러(약 16조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2위는 빅데이터 전문기업 ‘데이터브릭스(Databricks)’로 총 85억달러(약 12조원)를 유치했고, 3위는 Chat GPT 개발사인 ‘오픈AI’로 총 66억달러(약 10조원)를 유치했다. 모두 미국 스타트업이다.

미국기업 다음으로 많은 벤처투자를 받은 AI 스타트업은 중국 기업으로 나타났다. 자율주행 전기차를 개발하는 ‘아이엠 모터스(IM Motors)’는 2024년에 총 13억2000만달러를 유치했으며, 딥시크를 개발한 ‘문샷 AI(Moonshot AI)’는 13억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영국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기업인 ‘웨이브(Wayve)’가 총 11억1000만달러를 유치했다. 우리나라 기업 중에는 AI 반도체 기업인 ‘리벨리온(Rebellions)’이 총 1억4000만달러를 유치하며 최상위에 올랐으나 글로벌 선도기업과의 격차는 컸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벤처투자 시장에서 우리 스타트업이 성장하기 위해 국내 여건을 고려한 스타트업 집중 육성과 규제환경 정비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구자현 연구위원은 “AI 반도체 팹리스와 로보틱스·제조 현장에 결합된 피지컬 AI 등 우리나라가 상대적인 비교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중심으로, 유망한 AI 스타트업의 스케일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대형언어모델(LLM) 및 AI 활용 서비스 분야에서는 정부의 보다 과감한 선구매를 통해 기업들이 실질적인 트랙 레코드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글로벌 대규모 투자 유치로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험자본의 확충도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린 구태언 변호사(코리아스타트업포럼 부의장)는 “데이터 활용 규제, 불명확한 AI 책임 법제, 예측불가능한 규제 집행 등이 글로벌 투자자들의 한국 AI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주저하게 만드는 원인”이라며 “규제가 아닌 ‘혁신 지원’에 방점을 둔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승자독식의 경향이 큰 AI분야에서 3강 국가에 진입하기 위해 우리의 경쟁력과 시장여건을 고려해 AI 강점 분야를 세분화해 스타트업을 전략적으로 집중 육성하고, 다양한 사업모델이 시장에 출시되기 위한 규제 시스템 재정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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