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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아메리칸항공은 지난 주말에 1900편 이상의 항공편을 취소했다.
특히 일요일인 이날(오후 8시30분 기준)에는 1000편 이상의 비행이 취소됐다. 이는 전체 운항 편수의 20%, 간선 항공편의 36% 이상이다.
미 텍사스주 댈러스-포트워스 공항에서 돌풍으로 인해 항공기 착륙이 지연되면서 조종사와 승무원들이 정규 일정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됐고 결항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데이비드 시모어 아메리칸항공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승무원들이 정기적인 비행순서에서 벗어나면서 일정이 빠듯해졌다”며, 대규모 결항 사태의 배경을 설명했다.
악천후와 인력 부족이 맞물리면서 항공기 운항이 연달아 취소되는 사태는 최근 미국 항공업계에서 드문 일이 아니라고 WSJ는 전했다. 지난 8월 스피리트항공이 악천후와 인력 부족으로 인해 열흘간 2800편을 항공기 운항을 취소했으며, 10월 초엔 사우스웨스트항공이 플로리다의 기상 악화와 직원 감축 등으로 2000편의 운항을 취소했다.
악천후는 대비할 수 없는 변수이지만 인력 부족의 경우 코로나19 대확산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각국의 봉쇄 정책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항공 수요가 급격히 줄면서 업계가 대대적인 인력 감축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항공업계는 조기 명예퇴직, 대규모 휴직 등을 실시했다.
올해 들어 여행 수요가 살아나면서 항공업계는 다시 인력을 확충하기 시작했으나,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항공사들은 여객 수요 회복에 감당할 수 있는 능력 이상으로 운항 일정을 잡고 있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 악천후와 기술적 결함과 같은 예기치 못한 변수가 불거지면 대규모 운항 취소 사태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조종사나 승무원 등은 여전히 수천명의 지원자가 모일 정도로 선망받는 직업이지만, 협력업체의 경우 연료트럭 운전사, 케이터링 등의 인력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고 항공사 임원들은 전했다.
맥킨지 앤 코퍼레이션의 항공 컨설턴트인 빅 크리슈난은 “비행기에 실려 있는 가방을 내려줄 사람이 없거나, 체크인할 사람이 없거나, 비행기 탑승에 도움을 줄 사람이 없으면 비행기를 조종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인력 부족 문제는 항공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수백만 명의 미국 근로자들이 일자리로 복귀하지 않았고 노동력 부족은 호텔, 식당, 보육을 포함한 많은 산업에서 지속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