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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9시 총리 관저에 들어간 아베 총리는 “정권 탈환 이후 경제를 회복하고 국익을 지키기 위한 외교에 하루하루 최선을 다했다”며 “다양한 과제에 국민과 함께 도전할 수 있어 자랑스러웠다. 힘겨울 때도 괴로울 때도 잡아 준 모든 사람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24일 재임일수 3188일을 기록하며 역대 일본 총리 중 최장수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50여 년 간 앓아 온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을 이유로 4일 만에 사퇴 의사를 밝혔다.
사퇴 이유인 건강 상태에 대해 묻는 질문에 아베 총리는 “약이 효과가 있다. 좋아지고 있다”고 답했다. 새롭게 출범하는 스가 내각에 대해서는 “의원으로서 스가 정권을 지지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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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평화헌법을 개정하지 못하고 중도 사퇴한 데 대한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세계 2차대전 이후 발효한 헌법을 개정하는 것이 “필생의 과업”이라고 주장해 왔다. 현재 일본 헌법은 1947년 5월 패전국인 일본이 국제 분쟁의 해결 수단으로 전쟁과 무력행사를 영구히 포기하고 육해공군 전력을 갖지 않는 내용을 담아 제정한 것으로 이른바 ‘평화헌법’으로 불린다. 아베 총리는 “패전 후 만들어진 법은 바꿔야 한다”며 일본을 전쟁 가능한 국가로 만드는 내용을 핵심으로 개헌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야당도 외면해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정권의 최우선 과제라는 북한 일본인 납치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28일 사퇴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에서도 “납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통한의 극치’를 느낀다”며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지난달에 이어 공식적으로 총리 자리에서 내려와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서도 아베 총리는 “안타깝게 남은 과제도 있지만 동시에 국론을 양분하는 어려운 과제를 실현한 적도 있다”고 돌아봤다.
아베 총리는 양적완화와 재정 확대, 성장 전략 3개의 화살로 구성된 ‘아베노믹스’로 일정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재임 기간 모리토모 학원 스캔들과 정부 주최 ‘벚꽃 보는 모임’ 사유화 논란 등으로 국민의 비판을 받았다.
아베 내각은 이날 총사퇴했지만 이 중 절반 정도는 새로 출범하는 스가 내각에 재기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아베 내각과 다를 바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