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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증권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CEO) 기록을 갖고 있는 유상호(56·사진)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9번째 연임에 성공하며 자신이 가진 증권업계 최고 기록을 또 한번 갈아 치웠다.
한국투자증권은 24일 여의도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해 유 사장의 재선임 안건을 승인했다. 이로써 유 사장은 지난 2007년부터 10년째 사장 자리를 유지하게 됐다. 통상 금융회사에서 전문경영인이 3년 이상 유지하는 사례를 찾긴 쉽지 않다. 더군다나 시장상황이 급변하는 가운데 실적을 내놔야 하는 증권업계 특성상 유 사장의 기록은 전무후무할 것이라는게 시장 평가다.
경북 안동에서 태어난 유 사장은 고려대 사범대 부속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한일은행에 입사했지만 1년 만에 유학길에 올랐다. 오하이오주립대에서 경영대학원(MBA)을 마치고 1986년 당시 증권업계 1위였던 대우증권에 입사해 1992년부터 7년간 대우증권 런던법인에서 근무했다. 당시 외국인들을 상대로 국내 주식을 팔며 전체 주식 거래량의 5%를 혼자 매매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 때 붙여진 별명이 ‘전설의 제임스’다. 이후 메리츠증권을 거쳐 2002년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 부사장으로 스카우트됐다.
지난 2007년 3월 47세로 증권업계 최연소 CEO가 된 유 사장은 자산관리(WM)와 투자은행(IB) 부문 역량 강화에 집중해 한국투자증권을 증권업계 1등사로 이끌었다. 특히 시장이 고꾸라지며 경쟁사들이 구조조정에 여념 없던 지난 2014년에도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한 2300억원의 순이익 기록하고, 2015년에도 2800억원의 이익을 남기면서 5년 연속 업계 최대 규모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고객자산도 날로 늘어 2007년 유 사장 취임 첫해 63조3000억원이었던 고객자산은 8년만인 2015년 12월말 133조5000억원으로 무려 111% 불어났다.
유 사장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바로 ‘인재’다. “증권사에서 사람을 빼면 책상과 컴퓨터만 남는다”는 그는 시장이 나빠지면 사람 잘라내기 바쁜 여타 증권사와는 달리 매년 꾸준히 업계 최대 규모의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철저한 성과보상을 기본 원칙으로 일 잘하는 직원에게는 그에 응당하는 보상과 승진을 보장해준다. 한투증권에는 유 사장 자신보다 많은 성과급을 받는 임원도 있다. 직업이 CEO지만 그에겐 수행비서가 없다. 경호원으로 켜켜이 둘러싸인 다른 CEO들과 다른 모습이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에는 늘 가벼운 몸집으로 참석하고, 신입직원들과도 밤늦게까지 술잔을 기울인다. 업계에서는 유 사장이 지닌 이러한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그를 이 자리까지 있게 했다고 평가한다.
이제 ‘전설의 제임스’ 앞에는 현대증권 인수라는 새로운 도전이 놓여있다. 지난해 대우증권 인수전에서 아쉽게 패했던 유 사장은 설욕을 노리고 있다. 3조원대 자기자본을 지닌 한국투자증권이 현대증권을 인수하면 6조원대 자기자본으로 업계 최고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다. 대우증권을 인수한 미래에셋 자기자본이 6조원이 채 안되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겨뤄볼 만 하다.
유 사장은 “10년이라는 긴 세월을 믿고 맡겨주신 주주와 고객 여러분께 감사 드린다”며 “앞으로 한국투자증권이 국가대표 증권사로 아시아 최고의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다가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우리나라 자본시장이 공정한 플레이를 통해 보다 신뢰받는 선진시장으로 발전해 갈 수 있도록 선진 증권사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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