얕은 수심에 갇힌 동료 따라 집단 폐사 추정
동료 구조 신호 무시 못해…포유류 사회성 때문
100여년 전엔 1000마리 떼죽음도
[이데일리 이성민 인턴기자] 뉴질랜드에서 최근 약 500마리의 돌고래들이 집단 폐사했다.
| 7일(현지시간) 채텀섬 해안가로 밀려온 둥근머리돌고래의 사체들.(사진= AFP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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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은 뉴질랜드 자연보호국을 인용해 지난 10일 245마리의 둥근머리돌고래가 뉴질랜드 채텀섬 남쪽 아래에 위치한 피트섬 해변으로 떠밀려왔다고 보도했다. 대부분 사체였으며, 숨이 붙어 있는 돌고래들도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락사시켰다고 뉴질랜드 자연보호국은 전했다. 돌고래가 해변으로 떠밀려오면 돌고래의 몸을 차갑게 해주고 젖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물을 뿌려주는 게 통상적인 절차다. 하지만 섬이 외딴 위치에 있는 데다 주민들과 돌고래에 대한 상어의 공격 위험 때문에 안락사가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데이브 룬드퀴스 자연보호국 기술 담당관은 말했다.
앞서 지난 7일 약 230마리의 동종 돌고래가 채텀섬 해안에서 떼죽음 당했다.
WP는 “고래와 같은 포유류가 군집하는 특성 탓에 이러한 집단 폐사는 종종 발생한다”고 짚었다. 돌고래들은 얕은 수심의 해안에 종종 갇히는데, 이때 구조 신호를 받은 동료 돌고래들이 집단적으로 이를 돕기 위해 움직이다 위험한 상황에 합류하는 일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뉴질랜드 매시대의 해양생물학 연구원인 카렌 스톡킨은 “둥근머리돌고래는 사회적 포유류”라면서 “때문에 해안가 탈출에 성공하고서도 몸을 돌려 다시 동료들이 있는 위험한 해안으로 돌아가는 일이 드물지 않다”고 WP에 말했다.
뉴질랜드 당국에 따르면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규모의 떼죽음을 기록한 고래의 숫자는 약 1000마리로 100여년 전 채텀섬에서 있었다. 2주 전에는 호주의 태즈매니아 섬에서도 약 200마리의 고래들이 떼죽음을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