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전반기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국민의힘 간사를 맡았던 하태경 의원에게 지난 26일 또 다른 사례를 물어봤다. 하 의원은 국정원을 관할하는 정보위원으로 있으면서 국정원의 비밀활동 보고를 받았다고 한다. 그는 “수리남의 K씨처럼 꽤 장기간 협조하는 민간인 사례가 종종 있다”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는 “해외 공작을 하며 인간관계로 접근해야만 풀리는 문제들이 있다. 단기간에 신임을 얻기 어려운 것”이라며 “장시간, 최소 1년을 넘기며 소요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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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의원은 보안상 간략하게 또 다른 사례 하나를 공개했다. 하 의원은 “물밑에서 요원인지 모르고 활동하는 ‘언더커버’를 국정원에서는 ‘블랙’이라고 부른다”며 “과거 ‘블랙’이 한 회사 직원 신분으로 위장했다가 발각되면서 신분을 감춰준 사장 또한 회사 자산을 다 뺏기고 결국 그 나라에서 추방당한 사례가 있다. 몽땅 압수당한 것”이라고 했다.
하 의원은 아직까지는 이 부분에 대한 법적 제도나 장치가 미비하다고 토로했다. 하 의원은 “자신의 생업을 하지 않고 애국심 하나만으로 일을 도와주는 경우도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했다.
또 국정원 블랙 요원에 대한 면책권 등 구제 제도도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정원 요원들은 어쩔 수 없이 그 나라 법으로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왔다갔다 한다. 국내에서는 면책을 줘야 하는데 그런 제도적 장치가 미비하다. 국가를 위해 위험한 일을 하는 분들에 대한 면책권 같은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국정원에 대한 국민적 인식 개선도 동반해야 한다는 것이 하 의원의 주장이다. 국정원의 전신인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가 독재 정권을 떠받치는 전위대 역할을 하며 여전히 국민들에게 부정적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하 의원은 “국정원 요원들이 마약 문제, 산업·대북 정보에 있어 굉장히 성과가 크다. 성과를 실제 현물가치로 하면 수조원 이상 되는 성과”라며 “대부분 직원들이 애국심 하나로 나라를 위해 헌신 활동을 한다. 드라마로 인해 부정적 인식이 바뀌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하 의원은 비밀업무 수행 중 돌아가신 요원을 기리기 위해 국정원 본관에 마련된 ‘이름없는 별’ 조형물을 언급하며 “그 분들을 기억해야 한다. 정보위에서도 회의할 때 2년마다 순직한 별들을 추모하는 묵념을 꼭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