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오전 NHN 웹툰 플랫폼 ‘코미코’의 서울역 작업실. ‘아무튼 로판 맞습니다’로 플랫폼의 얼굴이 된 ‘월헤트’ 작가부터 최근 웹소설에서 웹툰까지 영역을 확장한 ‘일각수’ 작가, 신인인 ‘몽도’, ‘샤롤’ 작가까지 코미코에서 꿈을 키우는 젊은 작가 4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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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 취미로 그렸더니 “연재합시다”
모두 20~30대 여성 작가들로 현재 코미코 서울역 작업실에서 웹툰을 그리고 있다. 경력도 기성부터 신인까지 다양하다. 공통점은 모두 코미코에 의해 발탁돼 이곳에서 희망을 키워가고 있는 작가들이란 점이다.
작가에게 웹툰 플랫폼과 PD는 가장 중요한 영역 중 하나다. ‘왜 코미코에서 연재하게 됐느냐’는 질문에 작가 4명이 모두 “PD들의 세심함과 열정, 역량 때문”이라고 입모아 답했다.
월헤트 작가만 해도 지난해 1월까지 취미로 트위터에 그렸던 단편만화가 코미코 PD의 눈에 띄어 정식 연재 계약까지 하게 된 사례다. 이를 통해 만들어진 ‘아무튼 로판 맞습니다’는 현재 코미코의 북미 시장 최대 매출 작품으로 도약했고, 지난 6~7년간 무명이었던 월헤트 작가 역시 인기 작가로 거듭났다.
월헤트 작가는 “기존 플랫폼들은 상업성과 안정성을 우선 추구하다 보니 나처럼 기존의 공식을 깬(남주가 미남이 아닌) 작품의 연재가 쉽지 않았다”며 “코미코에서 내 작품을 키워준 것을 보며 상상력이 있는 플랫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코미코와 계약한 지 한 달 남짓 밖에 안된 20대 신인 몽도 작가도 콘텐츠 오픈마켓 ‘포쓰타입’에 취미로 그렸던 만화를 PD가 발굴해 정식 작가로 데뷔한 경우다. 몽도 작가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내가 그리고 싶은 그림을 오픈마켓에 올렸는데 코미코 PD가 먼저 연재를 제의했고, 현재 ‘여동생의 미연시 게임에 빙의되었다’란 작품의 플랫폼 연재를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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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도 진열대·마케팅 필요해…플랫폼 중요
코미코는 2014년 첫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웹툰계의 후발주자다. 치열한 국내 웹툰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여성향 로맨스 판타지 장르 중심의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고 위해 각종 웹툰 장비부터 서울역 작업실까지 작가들에게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신인인 샤롤 작가는 “작업실이 제일 크게 와 닿는 지원”이라며 “원래라면 따로 방을 계약하고 들어가야 하는 것이 작업실인데, 무료 지원을 해준다고 하니 처음엔 굉장히 놀랐다”고 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작가와 플랫폼은 쉽지 않은 관계다. 계약 관계이니 수익 정산 등 여러 갈등 요소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날 만난 젊은 작가들은 플랫폼과 작가의 관계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월헤트 작가는 “어느 한 쪽이 우위를 점하는 게 아니라 작가와 플랫폼은 상생해야한다”며 “진열대가 있어야 상품이 팔리듯, 플랫폼이 진열대를 만들고 마케팅을 전개하는 등 우리 작품을 독자들에게 더 많이 접하게끔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더 많은 판매 자체에 집착하는 것보다는 오랫동안 함께 하는 관계가 중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최근 웹툰 ‘당신이 원하는 게 제 심장인가요’ 론칭을 준비 중인 일각수 작가도 “나 같은 경우는 사전에 작품을 보여줄 수 있는 과정이 없었는데, 그럼에도 플랫폼을 통해 작품 준비가 진행된 것”이라며 “사전에 주요 작품 등 큰 경력 없더라도 가능성을 보고 기존 인기 작가들과 차등 없이 평등한 신뢰를 준다는 점에서 (플랫폼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작가들의 궁극적인 꿈은 결국 ‘작품’으로 귀결된다. 이날 만난 4명의 작가들도 플랫폼 안에서 ‘좋은 작품’을 만드는 작가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일각수 작가는 “독자들이 내 작품을 보고 이전 또는 다음 작품을 기대할 수 있는, 그런 작가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월헤트 작가도 “우선은 내 작품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보는 게 목표”라면서도 “작가로서는 각박한 세상 속에서 한줌의 재미라도 줄 수 있는 좋은 작품을 계속 만들고 나가는 게 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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