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항체 전문기업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상훈 대표는 8일 오후 12시 유튜브에서 기업설명회를 열고 “사노피 기술이전은 그랩바디B, 그랩바디T 등 다른 이중항체 플랫폼의 기술수출을 위한 시작”라며 “젠코, 시애틀제네틱스 등 글로벌에서는 기술이전으로 생존해 흑자회사가 된 케이스가 많았는데 에이비엘바이오도 대한민국 바이오업계에서 그런 케이스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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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바이오벤처 사상 최대 규모 기술이전 계약 성사
에이비엘바이오는 한국시간으로 지난달 12일 프랑스 제약회사 사노피와 10억6000만달러(약 1조2720억원) 규모의 파킨슨병 등 퇴행성뇌질환 치료 이중항체 후보물질 ‘ABL301’ 공동개발 및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계약금 900억원을 이르면 사노피와의 반독점 계약이 끝나는 2월 말 수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단기 마일스톤인 540억원도 연내 순차적으로 받게 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에이비엘바이오와 사노피의 이번 계약금액은 국내 바이오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라며 “글로벌 빅파마들도 ‘사노피와의 딜은 글로벌에 내놔도 손색없는 올해의 톱10 계약’이라고 평가했다”고 강조했다. 단기 마일스톤과 계약금은 기술이전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해당 물질 및 플랫폼의 가치를 평가할 때 기준이 된다. 이 때문에 이 대표는 단기 마일스톤과 계약금이 전체 계약규모의 12%를 차지하는 이번 계약 내용이 회사측에 굉장히 호의적이었다고 평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오는 9월까지 임상시험계획(IND) 파일링을 마친 뒤 연말까지 임상 1상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노피는 에이비엘바이오와 비임상부터 임상에 이르기까지의 전략과 개발과정을 상의하는 공동개발위원회를 만들었다. 이곳을 통해 추후 임상과정을 논의하게 된다.
이어 이 대표는 “올해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 그랩바디B와 그랩바디T 등의 추가적인 기술이전을 계획하고 있다”며 “사노피와의 계약으로 에이비엘바이오의 플랫폼이 직간접적으로 검증됐기에 ABL301이 첫 스타트를 잘 끊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현재 그랩바디B의 경우 원숭이 독성실험을 마치고 임상 1상을 위한 시료생산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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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이전 이제 시작...유상증자 계획없어” 단언
이 대표는 2년 뒤 차세대 파이프라인을 제시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그랩바디B가 시장에 알려지면서 에이비엘바이오는 그랩바디를 보강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 개발에도 들어갔다”며 “다른 회사가 쫓아올 때 우리는 2~3년 안에 또 다른 기술을 제시해 이 필드를 장악하겠다”고 했다.
이번 계약으로 에이비엘바이오의 흑자전환도 가능하게 됐다. 에이비엘바이오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2020년 각각 404억원, 59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대표는 “연간 스톡옵션, 인건비, 연구개발비 등으로 350억원 정도를 쓰는 적자회사였지만 기존 보유자금 포함 올해 2110억원의 자금을 이미 확보했기 때문에 흑자전환이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주주친화적 정책에 대해서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추가 기술이전이 이뤄지면 3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할 수 있게 되므로 시장에서 우려하는 유상증자 가능성은 없다”면서 “추가 기술이전시 재정적인 안정을 찾게 되므로 회계팀, 전략팀, 외부 컨설턴트나 이사회 논의를 통해 주주친화적 정책 도입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불거진 횡령 및 내부자거래 이슈에 대해서는 “에이비엘바이오는 기업공개(IPO) 당시부터 컴플라이언스를 엄격히 하고 있고 빅4 회계법인을 통해 지속적으로 감사받고 있다”며 “그런 문제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리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