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한국이 북한과 다음달께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하고 미국과 대화 의사를 밝히자 중국 외교부는 환영 의사를 피력했다. 하지만 중국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의 입장을 좀 더 지켜보며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7일 장롄구이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 교수는 펑파이뉴스에 “북미가 반드시 물밑접촉을 하겠지만 회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한반도 정세는 다시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다”며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북 관계 개선은 북한이 이제까지 해온 쇼에 불과하다”며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불리한 위치에 처하자 변화를 주기 위해 행보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북한의 목표는 핵 보유 지위국으로 인정받는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 중국의 정책은 여전히 (북한의) 비핵화”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 대화 의지를 표명한 것에 대해서 “북한이 아직 강대국간 갈등을 부추겨 ‘한반도 비핵화 연맹’에 균열을 조성하려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태도를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북미 관계의 개선 없이 한반도의 평화 역시 불투명한 가운데 미국이 여전히 북한을 적으로 보고 있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왕성 지린대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의 목표 중의 하나는 김정은의 마지노선을 확인해 미국과 대화하도록 설득하는 것”이라면서 “북미 대화 없이는 남북관계 개선은 지속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대화를 위해 북미 모두 대화의 문턱을 낮추고 실용적인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면서 “현재의 한반도 상황이 평창 올림픽 이후에 진전될 지는 미국에 달려있다”고 언급했다.
정지융 푸단대 한국·북한연구센터 주임은 “한국은 북한과 대화할 때 불분명한 ‘외교적 용어’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4월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그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전날 중국 외교부는 대북특사단의 성과가 발표된 후 이레적으로 한밤중에 겅솽 대변인 명의로 담화를 내고 “긍정적인 방북 결과를 환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겅 대변인은 이 담화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추진하는데 유관국들이 함께 노력하길 바란다며 중국도 계속 해서 마땅한 역할을 하길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